
성스러운 공간이라는 말을 처음 떠올리면 대개 세계 여러 곳에 있는 사원이나 사당이 생각날 것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가장 성스러운 공간은 우리 내면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성스러운 존재인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자기 자신을 그렇게 대우하고 있을까요?
당신의 육체는 매우 성스러운 것이며 훼손되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성스러운 공간으로 대우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신성한 대상인 몸을 자꾸 훼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마도 각자가 가진 성스러움에 걸맞은 대우를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몸을 무시하고 훼손한다면 내면의 신성함은 결코 찾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신성한 몸과 타인의 내면에 있는 성스러움을 존중하십시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고린도전서 6장 19절)
우리는 ‘성스러운 공간’이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웅장한 사원이나 고요한 수도원을 떠올립니다. 인간의 손으로 지은 정교한 건축물들, 그 안에 스며든 기도와 제사의 역사, 그리고 숨결 등, 하지만 더 깊이 묵상해보면, 성스러움은 특정 장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가장 귀하게 여기시는 성전은 바로 우리 자신, 곧 우리 몸과 마음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분의 형상대로 지으셨습니다. 인간의 육체는 단순한 물질적 껍데기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하나님의 숨결이 깃들어 있으며, 성령이 거하시는 거룩한 처소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몸은 그 자체로 신성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스스로를 그렇게 여기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성스러운 존재로서 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외모지상주의, 성취 중심의 문화, 소비주의는 우리 몸을 목적 없는 도구로 전락시키고, 존재 자체의 가치를 부정하게 만듭니다. 자기 몸을 혹사시키거나 해치는 이들 중 상당수는 어쩌면 한 번도 자신이 성스러운 존재임을 경험해보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누군가로부터 존중받고 귀히 여김 받는 일이 없었다면, 자신의 몸을 귀하게 여기는 일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진리를 전합니다. “너희 몸은 성령의 전이다.” 이는 단지 경고가 아니라, 깊은 위로요 치유의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거하신다는 이 신비는, 우리가 결코 하찮은 존재가 아님을 증언합니다. 그리고 이 신비는 우리에게 책임을 부여합니다. 나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성스러운 존재로 대하라는 하나님의 초대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어떻게 다루고 있습니까? 무시하고, 몰아붙이고, 때론 해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마음은 어떤가요? 죄책감과 수치심, 혹은 자기비하로 가득 차 있지는 않습니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의 성전이다. 너는 거룩하다.”
이제 우리는 결단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나의 몸을,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영혼을 성스럽게 대우하겠다고, 내 몸을 쉬게 하며, 건강하게 돌보며, 자존감을 회복해가겠다고, 또한 나와 마주한 이웃 속에도 동일한 성스러움이 있음을 기억하고, 존중하겠다고, 이 결정은 단지 자기 관리의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경외와 사랑의 실천입니다.
오늘 하루, 거울 앞에 서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보십시오. “나는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귀히 여기십니다.” 그리고 그 고백에 걸맞은 삶의 작은 실천을 시작하십시오. 바르게 먹고, 바르게 쉬고, 정결하게 생각하며, 자신과 타인을 향해 자비롭게 말하십시오.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이 성전을 돌보는 일은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당신은 결코 보잘것없는 존재가 아닙니다. 당신은 거룩한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