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488 마가복음 - 때가 찼다, 방향을 바꾸는 삶 "요한이 잡힌 후 예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여,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마가복음 1:14~15)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밤, 동독의 한 노인이 서쪽 거리로 걸어 나왔습니다. 수십 년 동안 그가 알던 세계는 장벽 안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배운 가치관, 그 안에서 형성된 세계관, 그 안에서 옳다고 여긴 모든 것들이 그의 뼈 속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그는 서쪽 거리에 서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했다고 합니다. 발걸음을 옮기는 일이 두려웠던 것이 아니라, 그 발걸음이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모든 것을 부정하는 행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에서 선포하신 첫 마디는 바로 .. 2026. 4. 30. 전도서 - 더 높은 자, 진짜 높으신 분을 아십니까? "너는 어느 지방에서든지 빈민을 학대하는 것과 정의와 공의를 짓밟는 것을 볼지라도 그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높은 자는 더 높은 자가 감찰하고 또 그들보다 더 높은 자들도 있음이니라"(전도서 5:8)어느 시골 마을에 억울한 일을 당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힘 있는 지주가 그의 땅을 부당하게 빼앗았다. 농부는 고을 원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원님은 지주와 한패였습니다. 관찰사를 찾아갔더니 관찰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농부는 한양까지 올라가 왕에게 하소연을 시도했지만, 왕의 귀에 닿기도 전에 포졸에게 쫓겨났습니다. 그는 빈손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진짜 억울함을 풀어줄 자가 없는 것인가. 전도서 5장은 바로 이 탄식에서 시작합니다."어느 지방에서든지 빈민을 학대하는 것과 정.. 2026. 4. 30. 민수기 - 온유한 자와 나병 든 자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민수기 12:3)광야는 숨길 곳이 없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모든 것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사람의 속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대한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세롯 광야에 진을 치고 있던 어느 날, 조용하고 갑작스러운 사건 하나가 터집니다. 모세의 누나 미리암과 형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모세가 구스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것이었습니다. 구스는 지금의 에티오피아 지역으로, 그 여인은 이방인이었고 피부색도 달랐습니다. 이스라엘 전체의 절대적인 지도자가 어찌하여 우리 중의 최고 가문 여인도 아니고, 이방의 흑인 여성을 아내로 취했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방의 진짜 속내는 달랐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셨느냐? 우리와도.. 2026. 4. 29. 시편 120편 - 순례자의 노래 "내가 화평을 말할지라도 그들은 싸우려 하는도다."(시편 120:7)법정 스님의 책 『홀로 사는 즐거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1959년, 중국이 티베트를 침략하던 무렵, 여든 살이 넘은 노스님 한 분이 히말라야를 맨몸으로 넘어 인도로 피신해 왔습니다. 소식을 들은 기자들이 달려와 물었습니다. "어떻게 그 연세에 그 험한 산을 넘어오셨습니까?" 노스님은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왔지요."그 한마디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말이었습니다. 히말라야를 한꺼번에 넘은 사람은 없습니다. 에베레스트도, 다울라기리도, 사람의 다리는 언제나 한 걸음씩 내딛을 뿐입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것이 전부입니다. 한 걸음씩 걸어가는 사람은 결국 어디든 도착합니다.시편 1.. 2026. 4. 29. 이전 1 2 3 4 ··· 6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