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00 흔들리지 않는 대화의 기술 - 배트나(협상 실패 시 선택 가능한 최선의 대안)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 건 어느 늦은 저녁이었습니다.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그 친구는 오랜만에 들어온 의뢰를 놓치기 싫어서, 평소 받던 금액보다 훨씬 낮은 조건에 덜컥 계약서에 서명을 해버렸다고 했습니다. 미팅을 마치고 지하철에 올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상대방의 페이스에 완전히 말려들었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이미 계약은 끝났고, 이제 와서 금액을 다시 조정하자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건 후회와 자책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이런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입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돌아서는 순간 "그때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 상대의 제안 앞에서 허둥대다가 얼떨결에 승낙해버린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순간, 이런 일이 반복되는 .. 2026. 7. 18. 절반의 오렌지, 온전한 마음 - 관계를 잃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법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착각이 하나 있습니다. 성장이란 더 강해지는 것, 더 단단해지는 것, 그래서 누구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협상이나 갈등 앞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려 합니다. 조용히 양보하거나, 끝까지 버티거나 합니다. 하지만 진짜 성장한 사람은 그 두 갈래 길 너머에 세 번째 길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입니다.어릴 적 저녁마다 반복되던 풍경이 있습니다. 아이는 자지 않겠다고 버티고, 부모는 지쳐갑니다. 한쪽 부모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 졸릴 때 자." 평화는 지켜지지만 아이의 습관은 무너집니다. 다른 부모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안 자면 내일 간식 없어!" 아이는 눈물을 훔치며 이불 속으로 들어가지만, 그 밤 부모와 아이 사.. 2026. 7. 18. 죽은 자에게서 태어난 사람들 "믿음으로 사라 자신도 나이가 많아 단산하였으나 잉태하는 힘을 얻었으니 이는 약속하신 이를 미쁘신 줄 알았음이라. 이러므로 죽은 자와 같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하늘의 허다한 별과 또 해변의 무수한 모래와 같이 많은 후손이 생육하였느니라."(히브리서 11:11~12)강원도 산골 마을에 한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할머니는 이미 오래전에 폐경을 지났고, 몸은 여기저기 삐걱거립니다. 어느 날 마을 이장이 찾아와 진지한 얼굴로 말합니다. "할머니, 내년 이맘때 아이를 낳으실 겁니다." 할머니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아마 웃음이 터질 것입니다. 그것도 비웃음이 말입니다. "이 나이에? 내 몸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옵니까?"성경 속 사라가 그랬습니다. 여든아홉, 이미 몸의 기능이 완전히 멈춘 여.. 2026. 7. 18. 티끌로 지어진 존재, 그러나 결코 우연이 아닌 인생 - 하나님의 섭리와 우리의 자리에 관하여 "우리는 그의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에베소서 2:10)한 소설가가 있습니다. 그는 삼백 페이지짜리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하기 전, 이미 마지막 문장을 알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 그들이 겪을 시련, 그들이 만나게 될 사람들, 심지어 배신당하는 순간과 화해하는 순간까지도 작가의 머릿속에는 이미 다 있습니다. 그런데 소설 속 등장인물은 어떨까요? 그는 자신이 왜 그 골목에서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왜 하필 그날 비가 왔는지, 왜 하필 그 편지가 그때 도착했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냅니다. 그러나 독자가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깨닫는 것은, 그 모든 .. 2026. 7. 17. 이전 1 2 3 4 ··· 7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