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796 저녁이 준 두 번째 기회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김 과장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문득 오늘 있었던 회의를 떠올렸습니다. 후배의 실수를 지적하던 순간, 자신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던 것입니다. "그때 왜 그렇게 화를 냈을까?" 잠깐의 후회가 스쳤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소파에 몸을 던지고 밀린 드라마를 틀었습니다.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고, 다음 날 그는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습니다.고대 로마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이런 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에게 저녁은 단순한 휴식의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저녁은 하루 동안 자신이 마주한 상황과 그에 대한 반응을 냉정하게 되짚어보는, 일종의 내면의 법정이 열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나는 무엇에 흔들렸는가? 나는 그 순간 어떤.. 2026. 7. 16. 오늘의 발자국 늦은 밤, 민지는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넘기고 있었습니다. 대학 동창의 계정에는 발리 해변에서 찍은 사진이, 또 다른 친구의 계정에는 새로 산 집 인테리어 사진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화면을 넘길수록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졌습니다. '다들 저렇게 잘 사는데, 나만 제자리걸음인가.' 방 안의 불빛은 그대로인데, 마음속 공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졌습니다. 손에 쥔 핸드폰이 갑자기 낯설고 차갑게 느껴졌습니다.이런 밤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압니다. SNS 속 누군가의 반짝이는 순간 하나가, 내 하루 전체를 초라하게 만들어버리는 그 이상한 마법을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그 장면은, 그 사람이 무수한 비교와 흔들림을 지나온 '결과'의 한 조각일 뿐이라는 사실입.. 2026. 7. 15. 유리 바다 앞에 서다 - 흔들리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이유 "또 하늘에 크고 이상한 다른 이적을 보매 일곱 천사가 일곱 재앙을 가졌으니 곧 마지막 재앙이라 하나님의 진노가 이것으로 마치리로다. 또 내가 보니 불이 섞인 유리 바다 같은 것이 있고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이 유리 바다 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어린양의 노래를 불러 가로되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시여 하시는 일이 크고 기이하시도다 만국의 왕이시여 주의 길이 의롭고 참되시도다. 주여 누가 주의 이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영화롭게 하지 아니하오리이까 오직 주만 거룩하시니이다 주의 의로우신 일이 나타났으매 만국이 와서 주께 경배하리이다 하더라."(요한계시록 15:1~4)어릴 적 할머니의 반짇고리를 열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안에는 색.. 2026. 7. 15. 어떻게 예수를 사랑할 수 있을까? - 인감도장을 빌려 쓰는 사람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저에게 와서 거처를 저와 함께 하리라"(요한복음 14:23)어느 목사님이 병원 중환자실 앞 복도에서 한 여인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수술실에 들어간 지 여섯 시간째, 그녀는 두 손을 모으고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그 기도를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 앞에서 그보다 정직한 언어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날 밤, 그 목사님은 오래도록 잠들지 못한 채 이런 질문을 안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평생 배워온 기도라는 것이, 정말 이 "살려주세요"라는 한 문장 안에 다 담기는 것일까?요한복음 14장은 그 질문에 대해 우.. 2026. 7. 15. 이전 1 2 3 4 5 ··· 6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