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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예수

by HappyPeople IN JESUS 2024. 8. 13.

두초 디 부오닌세냐. <소년 예수>, 1308~11, 나무에 템페라, 이탈리아 시에나 오페라 미술관

 

“그의 부모가 해마다 유월절이 되면 예루살렘으로 가더니, 예수께서 열두 살 되었을 때에 그들이 이 절기의 관례를 따라 올라갔다가, 그 날들을 마치고 돌아갈 때에 아이 예수는 예루살렘에 머무셨더라 그 부모는 이를 알지 못하고, 동행 중에 있는 줄로 생각하고 하룻길을 간 후 친족과 아는 자 중에서 찾되, 만나지 못하매 찾으면서 예루살렘에 돌아갔더니, 사흘 후에 성전에서 만난즉 그가 선생들 중에 앉으사 그들에게 듣기도 하시며 묻기도 하시니, 듣는 자가 다 그 지혜와 대답을 놀랍게 여기더라.” (누가복음 2:41~47)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지오토가 미술의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을 때, 시에나에서는 두초가 나타났습니다. 두 도시가 경제와 문화, 권력 등 모든 면에서 경쟁관계에 있던 시기에, 특히 시에나 사람들은 그들의 도시가 발전해 가는 것을 문화적으로 증명하며 자부심을 키워갔습니다.

 

시에나 출신의 대가 두초가 <마에스타>등 대작들을 완성하여 시에나 대성당으로 운반하는 날은 온 도시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소년 예수>는 그 대작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 그림은 이전까지 많이 쓰던 프레스코가 아니라 템페라로 그려서 색이 비교적 선명하고 다채롭습니다. 템페라는 안료를 달걀 노른자에 개어 칠하는 기법입니다.

 

예수의 부모 요셉과 마리아가 열두 살 소년 예수를 데리고 예루살렘에 갔는데, 서로 길이 어긋나 그만 예수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이를 찾아 헤매던 부모는, 성전에서 율법학자와 토론하고 있는 예수를 발견했습니다.

 

요셉과 마리아가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예수는 아버지의 집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대답했습니다.

 

화가 두초는 바로 이 장면을 그렸습니다. 그림을 보면, 화면 중심에 소년 예수가 있고 양쪽으로 여섯 명의 율법학자들이 둘러 앉아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막 도착한 요셉과 마리아가 화면 왼쪽에서 아들을 찾았다는 안도감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요셉과 마리아의 표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들을 발견한 곳이 율법학자에 둘러싸여 있는 성전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율법학자들 역시 모두 하나같이 놀라워하는 표정들입니다. 오히려 소년 예수의 모습에서 의젓함이 묻어납니다. 예수의 머리에는 후광이 빛나고 있습니다.

 

이 장면이 담긴 누가복음 2장 39~52절 중 마지막 구절은, 우리가 유아세례 때마다 즐겨 인용하는 부분입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신의와 호감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하나님께 사랑받는다면 그 이상 더 바랄 게 없지 않을까요?

 

"그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워 가시더라"

(누가복음 2:59)

 

 

두초 디 부오닌세냐 (1255~1318)

두초는 이탈리아 프네상스 미술의 한 축을 이뤘던 시에나화파의 거장으로 꼽힌다. 그는 특히 성모화를 잘 그렸다. 지오토의 스승이기도 한 치마부에로부터 조형미를 배우면서 성모에 우아함과 정서미를 담아냄으로써 훗날 곡선미와 온화함으로 대표되는 시에나화파의 방향을 제시했다. 대표작으로 <루체라이 성모> <마에스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