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나는 의로운 가운데 주를 볼 것이며 천국에서 깰 때에는 주의 모습을 보고 만족할 것입니다.” (시편 17:15)
"얘, 너는 우리가 이곳에 오랫동안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물론, 언제까지나 이곳에 있을 거라 생각해! 여긴 정말 편하고 좋아!"
"글쎄, 난 잘 모르겠어. 하지만 무언가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아."
"다른 세상이라고?"
"응, 또 다른 삶 말야. 우리가 여기 있는 건 좀 더 튼튼해져서 우리를 기다리는 다음 세상을 대비하기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들어."
"말도 안 돼, 다음 세상이란 건 없어. 너는 참 어리석구나. 여기를 벗어난 곳에 무언가 또 다른 것이 있기를 왜 바라는 거지? 엄마 배 바깥에 대체 뭐가 있을 거라고?"
"음, '저편'에 대한 이야기들은 아주 많아. 그곳은 아주 환하고, 큰 기쁨과 감동이 있고, 무수히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대. 예를 들면, 그곳에서는 입으로 음식을 먹는대."
"말도 안 돼! 우리에겐 탯줄이 있고, 그것을 통해 영양분이 우리한테 온다는 건 상식이야! 입으로 양분을 섭취할 수는 없어! 게다가 네가 믿는 그 '다른 세상'에서 '되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건 순진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일 뿐이야. 삶은 엄마 배 바깥으로 나감과 동시에 끝나는 거지. 우리는 그냥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뿐이라고."
"미안하지만 난 너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어. 물론 다른 세상의 삶이 어떨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너한테 아무것도 증명할 수는 없어. 하지만 나는 배 밖으로 나간 이후에도 삶이 있다고 믿어. 우리는 엄마를 만날 거고. 엄마는 우리를 사랑하고 돌봐주실 거야."
"엄마라고? 넌 엄마라는 존재를 믿는다는 말이니? 아! 엄마가 대체 어디 있는데?"
"엄마는 어디에나 계셔. 너도 그걸 분명히 느끼잖아! 엄마는 우리 주위 어디에나 계시지. 우리가 생겨난 것도, 또 살아있는 것도 엄마 덕분이야. 엄마가 안 계셨다면 우리는 없었을 거야."
"터무니없는 말이야! 난 어떤 '엄마'도 본 적이 없어. 엄마라는 존재는 없어!"
"아니, 그건 너의 관점일 뿐이야! 난 사방이 조용해졌을 때 엄마가 노래하는 걸 들은 적이 있어. 또 엄마가 우리 세상을 어루만지는 것도 느낄 수 있지. 나는 진짜 삶은 배 밖으로 나간 이후에 시작되리란 걸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