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홍수 이야기는 ‘사람이 땅 위에서 번성할 때에’라는 구절로 시작이 됩니다. 우리는 홍수가 오게 된 이유가 그 속에 함축되어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쓰인 ‘번성’이라는 단어는 창세기 1장에서 있는 단어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드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면서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런데 바로 그 복된 명령의 성취가 심판의 근거로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에게 주신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은 아담에게만 그 명령을 하신 것이 아닙니다.
홍수 후에 노아에게도 똑같은 명령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 명령은 노아에게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아브라함에게로 이어집니다. 아브라함에게는 조금 다른 말로 똑같은 내용의 명령을 하십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너의 후손이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처럼 많아질 것이라는 약속을 하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내용과 정확하게 같은 의미의 하나님 명령이며 약속입니다.(창22:17)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아들인 이삭에게도 똑같은 명령을 하십니다.(창26:4) 하나님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명령은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루어 내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약속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래서 명령과 약속이라는 단어를 혼용해서 쓰는 것입니다. 그 명령은 야곱에게로 이어집니다.(창35:11) 그리고 요셉의 때에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납니다.(창47:27)
70명의 야곱의 식솔들이 애굽 고센 땅에서 무려 삼백만에 가까운 큰 민족으로 생육하고 번성합니다. 그렇게 애굽에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큰 무리를 이룬 이들을 성경은 이스라엘이라 부릅니다.
이스라엘은 신약의 교회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궁극적으로 교회를 향한 명령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육과 번성은 교회에게 주어진 명령이며 언약인 것입니다. 그것이 처음에는 아담과 노아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요셉에게 개인적으로 주어졌지만
그 약속은 점차 부족으로 민족으로 확대 되어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그렇게 점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 복음이 창세기부터 요한 계시록까지 확실하게 반복적으로 기록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창세기 3장 15절의 원시 복음에서, 아벨의 죽음과 셋의 탄생에서, 노아의 홍수 사건에서, 모리아 산의 이삭의 사건에서 점점 선명하게 십자가가 계시 되고 있는 것처럼 성경의 모든 내용이 그렇게 점진적인 계시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형론적으로는 신약에 나타나는 원형들이 구약에서 모형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광야의 놋 뱀 사건으로 모형처럼 그려지고 있는 것이나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완성이 될 하나님의 나라가 성막과 성전 그리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그려져 있는 것 그리고 모세나 여호수아 등이 예수 그리스도를 모형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 등이 모형론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성경이 유기적이고 점진적이며 모형론적인 상호관계에 있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나온 것이 조직신학이며 성경신학인 것입니다.
조직신학은 성경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유기적인 책이라는 전제하에 그 육십 육권 전체에 흩어져 있는 공통된 교리들을 통합하여 신론, 구원론, 인간론, 죄론 등등으로 묶은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 신학은 성경이 그렇게 유기적이며 점진적이며 모형론적인 상호관계에 의해 기록되었다는 전제하에 성경의 사건에 시간을 도입해서 성경을 해석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창세기에서는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가 계시되었으며 출애굽기에서는 어떻게 그 하나님의 나라가 계시되었고 선지서에는 어떻게 계시되었는지 그리고 신약에 와서는 그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풍성하게 계시가 되었는지를 유기성과 점진성 안에서 해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생육과 번성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유기적이며 점진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잘 봐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생육과 번성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최초에 아담에게 내려졌던 그 명령이 어떻게 점진적이며 유기적으로 진행되어 오는지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 방법이 성경 신학적 방법인 것입니다.
성경에서 에스겔 36장 11절의 마른 뼈가 군대가 되는 이야기는 교회가 어떤 지경에서 어떻게 탄생이 되는 가를 보여주고 있는 구절입니다. 그 마른 뼈들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탄생하게 될 하나님의 백성, 교회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끊임없이 교회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과 함께 ‘내가 반드시 내 백성인 교회를 생육하고 번성하게 만들겠다.’는 언약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처럼 많은 교회가, 하나님의 백성들이 오늘날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아담에게 주어진 생육과 번성, 그리고 노아에게 주어졌던 생육과 번성의 명령이 이렇게 오늘날 교회까지 흘러 내려오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