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레위 사람에게 줄 성읍들 가운데서 여섯은 도피성으로 만들어서, 사람을 죽인 자가 그리로 도피할 수 있게 하고, 이 밖에 별도로 레위 사람에게 마흔두 성읍을 주어라” (민수기 35장 6절)
도피성
이스라엘에는 살인자들이 피할 수 있는 도피성이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도피성은 레위인들이 거하는 성입니다. 이스라엘은 레위인들에게 48개의 성읍을 주었는데 그중에서 6개의 성읍이 도피성이었습니다. 그 여섯 개의 성읍은 이스라엘 어느 성읍에서든 하루에 도착할 수 있는 성읍이어야 합니다.
구약의 민수기를 보면 도피성은 우발적인 살인자들이 도망하여 피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일단 우발적 살인자들이 도피성 안으로 들어가면 그 살인자는 복수하는 자들로부터 안전하게 보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 도피성 밖으로 나오면 그들은 죽임을 당합니다. 이스라엘의 율법은 사람을 죽인 자는 반드시 죽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피하여 숨은 도피성의 대제사장이 죽으면 그들의 죄는 완전히 사해져서 밖으로 나와도 무죄한 자로 여겨지게 됩니다.
왜 하나님은 우발적 살인자들이 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놓으셨을까요? 하나님 앞에서 고의적 살인과 우발적 살인이 죄질이 다른 것인가요? 하나님 앞에서의 모든 죄는 그 죄의 경중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피성의 이야기는 무엇을 설명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담 이후로 이 땅에 태어나는 모든 인간은 다 살인자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들 중에서 어떤 자들을 우발적 살인자로 간주해 주기로 한 것입니다.
똑같이 살인이라는 죄를 저지른 자들이지만 하나님께서 택하신 어떤 무리에게는 그들의 죄명을 우발적 살인으로 명명해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우발적 살인자들을 도피성으로 피하게 해 주셨습니다.
도피성은 레위인들이 사는 성입니다. 레위인은 하나님께 바쳐진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기도 하고, 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 드려진 영적 이스라엘, 교회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발적 살인자들이 레위인들이 거하는 도피성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발적 살인자들을 레위인화시켜 버리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택함을 받은 당신의 백성들이 이 땅에 원죄를 지고 태어나지만, 택한 자들은 우발적 살인자들로 취급하여 레위인으로 상징되는 예수 그리스도 안으로 집어넣어 그 죄를 사해 주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우발적 살인자들이 온전히 사면되기 위해서는 그 도피성의 대제사장이 죽어야 합니다.(민35:28) 그때에야 비로소 우발적 살인자들은 살인자라는 오명을 벗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 즉 레위인들이 거하는 성의 대제사장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래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내려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은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발적 살인자들인 우리가 이제 완전히 사면받게 된 것입니다. 바로 이 은혜의 복음 이야기가 도피성이 담고 있는 내용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선택에서 제외된 고의적 살인자들인 가인들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가인의 살인을 고의적 살인으로 명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가인은 용서받지 못할 고의적 살인자들의 대표자로 선 것이고 아벨과 셋은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똑같이 살인자로 태어나 죽어야 하지만 ‘무죄한 자'의 죽음으로 용서받은 자로 태어나는 우발적 살인자들인 성도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성경이 왜 가인을 고의적 살인자로 기록하고 있는지 아시겠습니까? 우리는 고의적인 살인자들인 가인들입니다. 고의성을 가지고 내 이웃을 세 치 혀로 죽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발적 살인자로 여겨 주시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면받은 자들입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