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1992년 10월 19일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이름은 아이가 태어난 계절 가을(아키)에다 엄마가 너무 좋아하는 눈(유키)을 붙여 '아키유키(秋雪)'라고 지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선천적인 다운증후군에 심장내막결손과 폐고혈압증으로 1년만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키유키는 의사의 예상을 깨고 6년을 부모와 더 살았습니다.
"아키유키가 6년이나 살았던 것은 기적입니다. 우리는 아키유키와 함께 식사하고 산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고 있다는 것이 고마울 뿐입니다."
가토씨 부부는 해마다 연말만 되면 "우리 가족 셋이 함께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하고 기도했다고 합니다. 엄마의 간절한 소원은 아마도 신에게 가 닿았을 것입니다.
1999년 새해가 밝았을 때도 이들 가족은 사흘 동안이나마 같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부터 아키유키는 끊임없이 가벼운 감기를 달고 있었고, 왠지 기운 없는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서 의사 선생님도 이상하다며 걱정스러워하셨습니다.
그러다 1월 3일 뚜렷하게 치아노제가 나타나 서둘러 소아의료센터를 찾았습니다. 주치의가 당직이어서 안심한 것도 한순간, 30분쯤 지났을 때 아키유키 심장의 움직임이 갑자기 멈췄습니다.
40분 동안 마사지와 산소호흡을 계속했지만 심장은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6년간 온 힘을 다 써서 움직여왔기 때문에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속삭이듯 서서히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지난 6년간 조금씩 줄어들었던 아키유키의 생명은 이렇게 조용히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호흡이 멈추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간 아키유키와 가토 씨 부부의 모습이 담긴 22커트의 사진이 TV 광고 화면에 평화스럽게 펼쳐지는 순간, 보는 사람마다 가슴이 뭉클하면서 뜨거운 눈물이 절로 흘러나왔습니다.
"보통 3개월은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하루하루 죽음을 등에 지고 생명의 한계를 더듬으며 살아가는 아키유키에게는 내일이란 오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3개월 앞이 얼마나 먼 장래인지 사람들은 모릅니다. 지금 현재를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 그것이 가장 소중하고 기뻐해야 할 일이라는 것, 이것이 아키유키와 함께 사는 동안 내가 깨달은 것입니다. 지금의 생명을 온몸으로 감사하라고. . . ."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괴로울 때도 많지만 그런 날들 못지않게 행복하다고 느꺄지는 순간도 매일 매일의 생활 속에 가득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키유키의 평온한 숨소리에, 오르내리는 가슴의 움직임에 안도하고 행복을 느꼈습니다."
"오늘도 아키유키와 만났습니다.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화를 내고 울고 웃고 잠이 드는 . . . , 아키유키는 바닷가의 모래만큼이나, 하늘에 반짝이는 별만큼이나 수많은 행복의 조각들을 쥐고 있었습니다. 또한 순간순간 전속력으로 끝을 향해 질주하던 아키유키의 생명이 '힘껏'이라는 말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단명이라고 선고받은 아키유키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장래 때문에 이리저리 고민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1분 1초를 아키유키와 즐겁게 보낼 수 있기를. . . 그것만을 바랐으니까. . ."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시편 90:12)
짧지만 깊은 생명을 살아낸 아키유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합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여기고, 기뻐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아침의 숨결, 식사 시간의 따스함, 가족의 미소, 평범한 하루를 무심코 흘려보냅니다. 하지만 아키유키의 가족은 그 모든 순간을 선물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갔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내일이란, 오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내일을 계획하지만, 내일은 하나님 손에 있고, 우리가 진짜 붙잡을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숨을 쉬게 하시며, 사랑할 기회를 주십니다.
그러니 오늘을 기뻐하십시오. 사소한 일상 속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숨 쉬고 있습니다. 내일을 염려하기보다, 오늘을 누리며, 감사하십시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혹시 오늘 하루를 무심코 흘려보내고 있진 않으신가요? 우리는 미래를 걱정하고, 아직 오지 않은 일들로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하나님은 우리가 하루하루를 정직하게, 기쁘게, 감사하며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죽음을 예견한 아키유키가 ‘지금’이라는 시간 안에서 온 힘을 다해 살아냈듯, 우리도 이 순간을 믿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삶은 때로 무겁고 힘겹지만, 그 안에는 “하늘에 반짝이는 별만큼이나 수많은 행복의 조각들”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하나님께 의탁하고, 작은 순간들을 놓치지 마십시오. 웃음, 식사, 가족과의 대화, 기도하는 시간, 말씀을 읽는 시간…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축복의 순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은 함께하시며, 당신의 오늘을 통해 영광 받으시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지금, 이곳에서 믿음으로 살아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 (시편 1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