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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을 완성하는 성도의 삶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6. 15.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쉽게 교회를 “같은 배를 탄 공동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같은 배에 있다고 하여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는 아닙니다. 교회 안에도 ‘씨가 다른 자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뿌리는 자의 비유에서 말씀하셨듯, 씨가 뿌려져도 마음밭이 다르고, 열매 맺는 것이 다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 안에 어떤 씨가 뿌려졌는가, 그리고 그 씨가 생명을 맺었는가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아들들의 이야기입니다. 곧, 하나님의 씨가 심기운 자들, 그 씨가 자라 아들을 낳은 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역사는 단순히 인간의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과 성도와의 혼인 이야기, 어린양의 혼인잔치를 향한 거룩한 서사입니다. 하나님은 이 크로노스의 시간을 통해,
‘모에드(정한 때, 절기)’를 통해, 우리에게 진짜 결혼이 무엇인지를 가르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생이라는 시간 속에서 하나님과 어떻게 혼인을 완성해야 할까요? 사도 바울은 자신을 ‘
중매쟁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를 그리스도께 드릴 순결한 신부로 준비시키는 사명을 맡았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이 중매쟁이가 소개하는 신랑, 예수님을 보면 세상 기준으로는 너무나 초라한 신랑입니다.

이사야 53장을 보면, 예수님은 마치 연한 순 같고, 흠모할 만한 아름다움이 없으며, 고운 모양도 없는 분이십니다. 그는 병들고 고난받는 자이며, 사람들에게 멸시당하고, 구박받고, 아버지 없이 태어난 자로 오해받았습니다. 어디 하나 세상의 조건으로 자랑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예루살렘의 명문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심지어 자기 머리 둘 곳조차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게다가 그를 남편으로 맞이하는 순간, 나의 육은 그 앞에서 반드시 부정되어야 합니다.

이런 남편을 누가 원하겠습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성경은 그런 예수님을 자신의 신랑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증언합니다. 세상의 기준과 영광을 버리고, 나의 욕망과 자랑을 십자가에 못 박은 자들이, 그를 신랑으로 맞이합니다. 이들은 말합니다.
“내 육이 부정당하는 것이 맞습니다. 나는 그 앞에서 죽어야 합니다. 그분만이 나의 참된 신랑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진리를 배우도록 결혼 제도를 허락하셨습니다. 천국에는 결혼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의 결혼은 그 진리를 배우는 영적 모형으로 허락된 것입니다. 서로 마음 맞춰 행복하게 살라고 주어진 제도가 아니라, 오히려
“나의 육이 깨지고, 내가 아닌 그분이 나의 삶의 주인이 되는 훈련”의 장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청년들이 기도하는 결혼 상대의 조건들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예수님과는 정반대입니다. 예수님은 무학자였는데, 우리는 학벌을 따집니다. 예수님은 부유하지 않으셨는데, 우리는 재산을 요구합니다. 예수님은 외모로 보자면 흠모할 만한 것이 없는데, 우리는 잘생기고 키 큰 사람을 찾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는데, 우리는 나를 만족시켜줄 배우자를 찾습니다. 예수를 신랑이라 고백하면서도, 실제 우리의 기준은 정반대의 사람을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대 유대의 혼인 절차를 보면 혼인이 완성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신랑은 혼자 장가로 오고, 밤에 조용히 잔치를 시작하며, 일곱 날 동안 머물며 아내와 함께 살다가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을 안고 신랑의 집으로 갑니다. 그때 비로소 혼인이 완성됩니다. 이는 단지 옛문화의 전통이 아니라, 하늘 혼인의 비밀을 담은 상징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는 예수님과 연합된 신부로서, 그분과 함께 사는 가운데 반드시 진리의 씨,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고, 그 말씀에서 아들을 낳아야 합니다. 우리의 혼인이 진정 완성되려면, 그분의 생명으로부터 새 생명이 우리 안에서 태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진리가 단지 머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씨가 되어 심기고, 자라 열매를 맺고, 새로운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우리를 ‘
모에드’, ‘절기’ 속에서 부르시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하루하루, 우리의 시간은 단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혼인을 완성해 가는 날입니다. 날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속한 삶과 동시에, 위의 생명을 사는 자들입니다. 두 생명을 동시에 사는 자들, 씨를 가진 자들, 그들이야말로 하늘의 혼인을 완성한 자들이며,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당신 안에는 아들이 있으십니까? 그 진리의 씨가 당신 마음에 심겨져, 자라고 있습니까? 우리는 예수님을 신랑이라 고백하지만, 정작 우리 안에 아들이 없고, 진리가 자라지 않는다면, 혼인은 미완성입니다. 오늘도 주님은 우리가 그분과 온전히 연합하여, 그 생명을 품고 열매 맺기를 원하십니다.

그분은 여전히 스펙 좋고 멋진 남편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분 앞에서 부정되고, 무너지고, 내 자아가 깨질 때, 우리는 참된 사랑과 생명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진리로부터 태어난 그 아들을 안고, 하늘의 집으로 돌아가는 날, 우리의 혼인은 완성될 것입니다. 그날까지, 진리를 품고, 아들을 낳는 성도의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즐거워하고 크게 기뻐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세 어린양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고 그 아내가 자신을 준비하였으므로 그에게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도록 허락하셨으니 이 세마포 옷은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로다 하더라"(요한계시록 1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