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은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길을 걷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길이 늘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 살다 보면, 사랑으로 시작한 마음도 어느새 지치고 상처받고, 때로는 미움으로 얼룩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화려한 말도 아니고 큰 이벤트도 아닙니다. 바로 '친절한 태도'입니다.
독일의 한 마을에 신앙 깊은 아내를 둔 부자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술을 몹시 좋아해서 밤마다 친구들과 어울려 술집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늦게 들어올 때마다 하인들을 먼저 재우고, 홀로 남아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남편이 돌아오면 단 한마디의 잔소리도 없이 다정하게 맞이했고, 취한 남편의 옷을 받아 걸고 조심스레 자리에 눕혔습니다.
어느 밤, 만취한 남편이 친구들에게 호기롭게 말했습니다. "내가 장담하는데, 이 시간에도 내 아내는 자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대문까지 나와서 우리를 왕처럼 맞이할걸?" 친구들은 믿지 않았고, 결국 함께 집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정말이었습니다. 아내는 소란스러운 목소리를 듣고 문 앞까지 나와 정중히 남편을 맞았고, 얼굴빛 하나 구기지 않고 손님상까지 차려주었습니다. 대접을 마친 그녀가 조용히 방으로 물러가자, 한 친구가 남편을 향해 화를 냈습니다. "저렇게 착한 아내를 어떻게 그렇게 대할 수 있나? 자네는 정말 나쁜 사람일세." 그러고는 식사도 하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하나둘 떠났습니다. 홀로 남은 남편은 술이 확 깨버렸습니다. 그는 곧장 아내의 방으로 건너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그날 밤, 그는 그리스도 앞에 무릎을 꿇었고, 훗날 아주 헌신적인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먼 나라, 먼 시대의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를 하나 떠올려보십시오. 결혼한 지 삼 년쯤 된 한 신혼부부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야근이 잦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말이 거칠어지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남편이 늦게 들어와 아내에게 짜증 섞인 말을 쏟아냈습니다. 아내는 순간 서운함이 밀려왔지만, 소리를 지르는 대신 조용히 물 한 잔을 떠다 주며 말했습니다. "많이 힘들었나 보다. 씻고 좀 쉬어." 남편은 그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남편은 잠들기 전 아내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미안해. 오늘 당신한테 화풀이했어." 별거 아닌 것 같은 그 한마디의 다정함이,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었던 저녁을 화해의 밤으로 바꾸어놓은 것입니다.
친절은 이렇게 작동합니다. 상대의 거친 말과 행동에 똑같이 맞서 싸우지 않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부드러움으로 상대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저 독일 아내가 원래부터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이었을까요? 저 신혼부부의 아내가 서운함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친절한 태도는 타고난 천성의 문제가 아니라, 계발하고 훈련해야 하는 결단의 문제입니다.
행복한 동행을 위해서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서 안 돼"라는 변명이 통하지 않습니다. 부부 사이의 친절은 감정이 시켜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의지로 선택하고 반복해서 훈련해야 몸에 배는 습관입니다. 마치 근육을 키우듯이, 친절도 매일의 작은 선택들이 쌓여 형성되는 것입니다.
기도의 사람으로 알려진 조지 뮬러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믿지 않는 가족 때문에 고난당할 때 낙심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대의 행동을 책망하기보다 주님의 온유와 친절과 자비를 그들에게 나타냄으로써 진리를 전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비단 신앙이 다른 가족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격이 다르고, 습관이 다르고, 삶을 대하는 방식이 다른 배우자와 함께 사는 모든 부부에게 적용됩니다.
젊은 부부들에게 결혼 초기는 특히 어려운 시기입니다. 서로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상대의 낯선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배우자의 어떤 모습이 미워서, 함께 있고 싶지 않아서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찾아옵니다. 그러나 결혼은 도망쳐서 해결되는 관계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길입니다.
선택했다면, 후회하며 되돌리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고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배우자가 미울 때, 그를 원망하고 탓하기보다 그를 녹여야 합니다. 그가 변화될 수 있도록 감동시켜야 합니다. 사랑에서 나오는 친절에는 무쇠도 녹이는 힘이 있습니다. 사랑에 굶주린 사람은 거칠어지고 난폭해지지만, 사랑으로 배부른 사람은 노래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친절한 사랑, 그것이야말로 몹쓸 사람마저 감동시키는 가장 강력한 약입니다.
결혼 생활에서 배우자를 바꾸려는 많은 시도가 실패하는 이유는, 우리가 논리와 정당함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논리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오직 사랑에서 우러난 친절만이,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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