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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말씀 묵상/유다서

감동, 닫힌 마음을 여는 열쇠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6. 26.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준혁과 서연은 퇴근 후 식탁에 마주 앉아도 거의 말이 없었습니다. 연애 시절에는 전화기를 붙들고 새벽 두 시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제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각자 스마트폰만 들여다보았습니다. 서연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지?' 사실 감정은 방치하면 무뎌집니다. 연애할 때는 그 사람의 문자 메시지 하나에도 심장이 뛰었고,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온몸이 전율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생활의 무게가 쌓이면서 그 설렘은 조금씩 바래집니다. 아이를 키우고, 대출금을 갚고, 직장 스트레스를 견디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배우자가 낯선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사랑이 식은 것이 아닙니다. 감성이 잠든 것입니다.

어느 스튜어디스 이야기입니다. 결혼 후 처음으로 외국 취항을 앞두고 아내가 남편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취항 전날 밤, 집에 돌아온 아내는 남편이 부엌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김밥이었습니다. "
외국 가는데 맛있게 먹으라고." 남편의 그 말에 아내는 순간적으로 버럭 화를 냈습니다. "기내식도 몰라요? 냄새나는 김밥을 왜 싸요?" 남편은 아무 말 없이 김밥 재료를 조용히 옆으로 밀어두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남편은 아내를 배웅하러 나왔습니다. 헤어지면서 아내의 손에 작은 메모를 쥐어주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나서야 아내는 그 쪽지를 펼쳤습니다."
여보, 미안해. 나는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어서 기내식이 있는 줄 몰랐어. 김밥이 냄새가 난다는 것도 몰랐고. 그래도 당신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 외국 이야기를 신나게 해줄 때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워 보이는지. 당신은 내게 최고야. 사랑해. 즐겁게 잘 다녀와." 아내는 구름 위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화를 냈던 자신이 부끄러웠고, 그 무안을 고스란히 받아낸 남편이 한없이 고마웠습니다. 돌아온 아내는 조용히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 두 장을 준비했습니다. 남편에게 처음 비행기를 태워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감동적인 것은 남편의 '
완벽한 배려'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본 적 없어서 기내식을 몰랐던 남편, 그래서 김밥을 쌌던 남편, 그 순박함이 아내의 마음을 녹였습니다. 감동은 거창한 이벤트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을 생각했다'는 그 마음 하나가 감동입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아내가 일주일간 영성 훈련을 떠났습니다. 남편은 홀로 세 아이의 밥을 챙기고, 집 안을 청소하고, 저녁 사역을 이어갔습니다. 몸까지 좋지 않아 병원을 오가는 빠듯한 한 주였습니다. 그런데 수요일 저녁, 아내를 아끼는 한 사모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
목사님, 격려 편지 한 장만 보내주시면 사모님이 너무 기뻐하실 거예요." 팩스 번호를 받아 적은 남편은 저녁을 먹고 난 후 아이들과 함께 둘러앉아 편지를 썼습니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려 넣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그 편지가 팩스로 전송되었습니다. 아내는 그 편지를 훈련 내내 냉장고 문에 붙여두고 가끔 꺼내 읽었습니다. 바쁘다고 핑계를 댈 수 있었습니다. 몸이 아프다고, 아이들이 힘들게 한다고, 연락이 어렵다고, 그러나 그 남편은 그 모든 이유를 접어두고 밤에 편지를 썼습니다. 그것이 감동입니다.

다시 준혁과 서연이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서연이 야근을 마치고 지쳐서 집에 들어왔습니다. 아무 말 없이 소파에 쓰러졌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준혁이 말 한마디 없이 따뜻한 보리차 한 잔을 조용히 옆에 놓아주었습니다. 서연은 그 순간 멍하니 컵을 바라보다가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
왜 울어?" 준혁이 물었습니다. "그냥. 고마워서." 그날 밤 두 사람은 오랜만에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이 한 시간의 대화를 열었습니다. 이것이 감동의 힘입니다. 감동을 받으면 얼어붙었던 마음이 녹습니다. 묵혀두었던 오해가 풀리고, 아깝다고 닫아두었던 마음이 활짝 열립니다. 반대로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득해도, 감동이 없으면 마음의 문은 꼭 닫혀 있게 됩니다. 사람은 이성으로 이해하기 전에 감성으로 먼저 반응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감동은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배우자의 감성을 살려주는 일은 의도적인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퇴근길에 배우자가 좋아하는 간식 하나를 사 오는 것, 힘들었던 하루를 마친 배우자에게 "
수고했어"라고 먼저 말을 건네는 것, 오랫동안 말하지 못했던 "사랑해"를 문자 메시지로 보내는 것, 그 작은 것들이 쌓여 감동이 됩니다.

내가 감동받기를 원한다면, 배우자도 감동받기를 원합니다.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에게서 말입니다. 감동은 최고의 소통입니다. 말이 막히고 관계가 식어갈 때, 화려한 말솜씨나 논리적인 설득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작은 감동 하나입니다. 그 감동이 닫힌 마음을 열고, 굳어진 관계를 다시 흐르게 합니다.

오늘 배우자에게 작은 감동 하나를 선물해 보십시오. 편지 한 장, 따뜻한 차 한 잔, 아니면 그냥 꼭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 오래 닫혀 있던 문이 소리 없이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