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설교란 괴로운 자들에게 평안을, 평안한 자들에게 괴로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묵시록의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다. 그의 독자가 로마인에게 억압을 느끼고 있다면 본문에서 이어지는 서사의 흐름을 따라 고난에서 위안으로 옮겨가는 경험을 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또 소아시아에서 너무 평안하게 지낸다고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 평화가 세워진 기반에는 살인과 불의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데일 마틴-
좋은 설교란 단순히 듣는 이를 즐겁게 하거나 위로하는 말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괴로운 이들에게는 위로와 평안을 주어야 하지만, 반대로 거짓된 평화 속에서 안일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불편함과 괴로움을 주어야 합니다. 성경을 깊이 묵상하면,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의 본질임을 알게 됩니다.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저자 역시 이 목적을 가지고 글을 썼습니다. 로마의 억압 아래 신음하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말씀 속에서 소망과 위로를 주고, 반대로 소아시아 지역에서 세상 권세와 타협하며 너무 평안히 지내던 이들에게는 그 평화가 사실 불의와 살인 위에 세워진 거짓 평화임을 폭로한 것입니다.
복음에는 언제나 Yes와 No가 함께 있습니다. 격려가 필요한 자에게는 위로와 평안으로 다가오지만, 거짓된 평화에 도취된 자들에게는 불편한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특징이며, 또한 좋은 설교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겉보기에 긍정적이고 따뜻한 설교일지라도 복음과 멀어질 수 있고, 반대로 부정적으로 들리는 선포라 할지라도 그 말씀이 영혼을 깨우고 하나님께로 돌이키게 할 수 있습니다. 복음은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반드시 하셔야 할 말씀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사역을 떠올려보십시오. 세리 삭개오에게, 또 사마리아 여인에게 주님은 분명한 Yes를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수없이 No를 들어왔던 그들에게 예수님의 수용과 긍정은 충격이었습니다. 예상 밖의 긍정에 그들의 마음은 찔렸지만, 그 아픔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행복한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리새인들에게 주님의 음성은 달랐습니다. 그들에게는 분명하고 단호한 No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평안이 사실상 자기 의와 종교적 안일 위에 세워진 위태로운 평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복음에는 Yes와 No가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순서를 결정하는 주체가 우리가 아니라 복음 그 자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환도뼈를 치심으로 그의 인생을 새롭게 하셨던 것처럼,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리시고 새로운 길로 이끄십니다.
시편 23편을 읽을 때도 이 원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는 아름다운 고백 속에는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는 지팡이의 부드러운 인도하심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라는 말씀 속에는 또 다른 모습이 숨어 있습니다. 목자의 손에 들린 긴 지팡이는 길 잃은 양을 끌어당기고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기 위함이지만, 투박하고 무거운 막대기는 다가오는 맹수를 내쫓기 위해 쓰입니다. 즉, 목자의 사랑에는 따뜻한 인도뿐 아니라 단호한 보호와 심판도 함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음성은 때로는 Yes로 다가오고, 때로는 No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그 둘 모두를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Yes와 No는 결국 우리를 살리기 위한 지팡이와 막대기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시편 23:4)
이 고백은 단순한 위로의 말씀이 아닙니다. 우리를 인도하시고, 때로는 치시고, 때로는 막으시는 그 모든 과정 속에 하나님의 사랑이 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복음의 Yes와 No 모두가 결국은 우리를 생명으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손길임을 기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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