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삶을 위하여 – 겸손

우리는 모두 지식을 갈망합니다. 지혜를 얻고자 애쓰고, 더 많은 정보를 알기 위해 밤을 새우기도 하며, 하늘 아래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이해하고자 끊임없이 살핍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전도서에서 이 모든 탐구가 “괴로운 것”이며, 하나님께서 인생에게 수고하게 하신 일이라고 말합니다(전1:13). 지식 추구의 여정이 아무리 정당하고 고상하게 보인다 할지라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지식은 헛될 뿐입니다. 왜냐하면 지식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지혜는 실로 놀랍고 깊습니다. 인간은 천체의 운행을 계산하며, 미세한 세포 속의 신비를 해석하고, 수천 년의 역사를 거슬러 인류의 기원을 탐구합니다. 그러나 만일 그 모든 지식이 자신이 누구인지, 누구로부터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깨닫지 못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오히려 교만의 도구가 될 뿐입니다. 자기 생명의 근원을 잊은 철학자의 사고는 화려할지라도 공허하며, 하나님을 섬기는 겸손한 농부의 고된 노동은 평범할지라도 영원한 지혜에 닿아 있습니다.

겸손이란 무엇입니까? 겸손은 단순히 자신을 낮추는 자세가 아닙니다. 겸손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바로 아는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많은 것을 안다 하여도, 내가 누구인지,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지 못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교만의 덫이 됩니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자기의 연약함과 무지를 인정합니다. 그러므로 그는 사람들에게 칭찬을 들을 때에도 그것을 자랑으로 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칭찬이 자신의 본질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내가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지식도, 재능도, 능력도, 사랑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 앞에 나를 낮추는 삶, 곧 겸손한 삶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지식을 숭배합니다.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지혜로운 자’로 인정받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명확히 말합니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운다”(고전 8:1). 지식이 깊어질수록 마음도 함께 낮아져야 하는데, 대부분은 반대의 길을 갑니다. 자기가 아는 것을 과시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며, 스스로를 남보다 더 낫다고 여깁니다. 그러한 태도는 곧바로 영혼을 병들게 만듭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세상 지식은 영혼을 구원하는 데에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수많은 학문을 연구하고, 정교한 철학 체계를 이해한다고 해도, 그 어떤 것도 사람의 죄를 깨닫게 하거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지 못합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 인간의 지식은 하나님의 진리를 가리는 연기처럼 작용합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단순한 복음보다 자신의 복잡한 논리를 더 신뢰하려고 합니다.

말은 아무리 많아도 영혼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그러나 선한 삶, 즉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한 삶, 이웃을 향한 사랑의 삶, 겸손히 자기를 낮추며 살아가는 삶은 우리의 내면에 깊은 위안을 가져다줍니다. 그리고 그 위안은 양심에서 비롯되며, 그 양심은 하나님 앞에서 담대하게 설 수 있는 믿음의 근거가 됩니다.

이 시대는 지식은 넘치지만 지혜는 부족하고, 말은 많지만 진실한 행위는 드뭅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영적인 삶을 원하는 자는 세상의 지식을 추구하기에 앞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것이 곧 참된 지혜의 시작이며(잠 9:10), 영혼의 평안을 누리는 길입니다.

겸손은 영적인 삶의 기초입니다. 겸손은 내가 누구이며, 내가 왜 하나님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그러한 겸손에서 비롯된 삶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이웃에게는 위로가 되고, 자기 영혼에게는 깊은 만족을 줍니다.

지식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합니다. "나는 왜 이것을 알고 싶어하는가? 내가 알고 있는 이 모든 것이 내 영혼에 어떤 유익이 있는가?" 그리고 이렇게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기 위해 배우고, 사랑하기 위해 알며, 겸손히 살기 위해 날마다 주 앞에 엎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