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질과 쾌락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참된 평화를 얼마나 누리고 있을까요?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더 갈망하고, 더 가지려 하며, 더 누리기 위해 분투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소유와 쾌락이 우리에게 진정한 안식을 주었습니까? 도리어 그 욕망의 소용돌이는 우리 내면을 점점 더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토마스 아 켐피스는 '그리스도를 본받아'에서 인간 내면의 불안의 원인을 매우 정직하게 짚어냅니다. 그는 말합니다. “사람은 무엇이든 절제 없이 탐할 때마다, 내심에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교훈이 아닙니다. 인간 존재의 실상을 정확히 짚어낸 통찰입니다. 우리의 감정은 방향 없는 열차처럼, 절제가 없으면 순식간에 파멸을 향해 달려갑니다. 우리는 좋은 감정도, 아름다운 욕망도 절제 없이 추구할 때 그것들이 결국 우리를 삼켜버릴 수 있음을 자주 경험합니다.
감정의 절제는 단순히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감정을 다스리고 인도하는 일입니다. 감정은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선물이지만, 죄로 인해 왜곡된 인간의 본성은 이 감정을 우상처럼 섬기고, 때로는 감정에 이끌려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자기 통제가 없는 사람의 마음은 늘 불안합니다. 켐피스는 말합니다. “스스로의 감정을 철저하게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쉽사리 유혹에 빠지며 사소한 일에 있어서도 극기를 하지 못한다.” 이는 현대인들이 겪는 영적 위기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자기 감정을 삶의 중심에 놓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애씁니다. 마음이 동하면 행동하고, 기분이 상하면 관계를 끊고, 불쾌하면 말로 상처를 주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이런 삶은 결코 평안을 줄 수 없습니다. 자기 감정에 지배당하는 삶은 필연적으로 외부 환경과 사람들에 의해 흔들리게 되어 있습니다.
감각적 쾌락은 평화를 주지 않습니다. 육욕과 감각적 쾌락에 얽매인 사람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쾌락과 만족을 외치며 우리를 유혹합니다. 더 화려한 것, 더 편리한 것, 더 맛있는 것,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런 쾌락은 잠깐의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깊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깊은 공허와 불안을 남깁니다. 왜냐하면 쾌락은 만족이 아니라 중독을 만들고, 그 중독은 자기를 파괴하는 감정적 탐닉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켐피스는 육욕과 감정적 욕망에 실제로 탐닉한 사람도 곧바로 양심의 가책으로 마음이 불편해진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 안에 있는 성령의 음성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하실 때, 단지 육체의 만족만을 위해 살도록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서만 진정한 만족을 누릴 수 있도록 지음 받았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과 동행하지 않는 기쁨은 언제나 뒷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평화는 우리의 욕망을 다스릴 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이 평화는 우리가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소유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을 때, 멈출 때, 절제할 때 찾아옵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욕망을 절제하고, 자신의 내면을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바라볼 때, 그제야 비로소 영혼은 안식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켐피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정한 마음의 평화는 우리의 욕정을 절제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지, 결코 그러한 욕망에 굴복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믿음이 깊은 사람만이 누리는 영적 평화는 단지 도덕적 자제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이 필요합니다. 영적 평화는 자기 수양의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깊은 믿음에서 오는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참된 믿음이 있는 자만이 감정을 절제할 수 있고, 욕망을 내려놓을 수 있으며,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지금 나의 불안과 분주함, 내면의 소란은 무엇에서 비롯되고 있는가? 절제 없이 감정과 욕망에 휘둘리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혹여 나는 평화를 원하면서도 정작 그 평화를 방해하는 욕망에 스스로를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진정한 영적 삶은 욕망을 억누르는 고통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평화를 누리는 기쁨입니다. 감정과 욕망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주님의 임재 앞에 머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진정한 평화, 고요한 쉼, 영혼의 안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주여, 제 감정을 절제하게 하시고, 저의 마음을 당신의 평안으로 다스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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