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을 읽기 전까지 책은 선물이 아닙니다. 때로는 사랑과 배려만으로 상대를 걱정하는 것이 낫습니다."
가족 중 누군가에게 심리적이거나 신체적인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들이 조언을 구하지도 않았는데도 섣불리 나서서 말하면 그들은 부담을 느끼거나 자신이 비판받고 통제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당신의 조언을 고마워하지도 않고 당신과 마주치는 것도 피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책이나 정보를 주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사려 깊은 마음이 상대방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건넨 도움의 손길을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그들에게 달렸습니다.
그들을 생각하는 당신의 마음이 바로 선물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생각하고 염려해주는 사람을 필요로 하지만, 지나친 규율이 따르면 스스로 그 사람을 거부하고 선물을 파괴하게 됩니다.
그들 자신이 정보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책을 읽고 생활 패턴을 바꾸는 등 필요한 변화를 스스로 일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비판적이고 편협한 스승이나 부모, 배우자가 되어 자신의 선물을 스스로 부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속에 손을 담그면 물결이 일듯, 누군가의 삶에 다가서는 우리의 손길도 조심스럽고 섬세해야 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건넨 말이 오히려 그 사람의 마음을 무겁게 누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곤 합니다. 조언은 칼처럼 날이 서 있지 않더라도, 방향만으로도 상처를 줄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각자의 시간이 흐르는 강물과 같습니다. 그들이 아직 건너는 중이라면, 중간에 돌을 던지며 방향을 정해주려 하기보다, 물가에 조용히 앉아 그들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이 때로는 더 깊은 사랑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그들이 물결에 지치지 않도록 응원하며 곁에 있어주는 인내심이며, 필요할 때 조용히 내미는 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억지로 삶을 강요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문 밖에 서서 두드리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겠다”(계 3:20). 그분은 기다리셨고, 우리가 문을 여는 것을 바라보셨습니다. 사랑은 기다림입니다. 사랑은 자신의 방식대로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변화의 문을 열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당신이 전한 책 한 권, 말없이 내민 정보 한 장, 따뜻한 눈빛 하나가 오히려 조언보다 더 깊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결국 진짜 변화는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낄 때 시작되는 법이니까요. 조언은 말보다 마음으로, 지적보다 격려로, 억지보다 기다림으로 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오래 남는 선물이 됩니다.
오늘도 내게 허락된 자리에서, 조용히 곁을 지키시는 주님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조언은 멀리서 던지는 말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삶의 울림임을 기억하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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