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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으로 사는 삶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드러나는 마음 - 통제하려는 습관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29.

우리는 왜 계획이 틀어질 때 불안해질까. 약속한 시간에 일이 끝나지 않을 때, 내가 그려 둔 순서대로 하루가 흘러가지 않을 때, 마음 한구석이 조급해지고 짜증이 올라오는 이유는 단순한 일정의 문제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이 상황이 내 손 안에 있어야 한다’는 마음, 곧 통제하려는 욕구가 숨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삶을 원합니다. 내가 세운 시나리오대로 일이 흘러가면 마음이 놓이고,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오면 스스로를 유능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획을 세웁니다. 계획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무계획은 무책임에 가깝습니다. 성실하게 살기 위해, 실수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문제는 계획 그 자체가 아니라, 계획에 집착하는 마음입니다. 계획이 ‘
도구’가 아니라 ‘기준’이 되는 순간, 우리는 불안해집니다. 계획이 조금만 어긋나도 상황이 아니라 사람을 원망하게 되고, 환경이 아니라 자신을 괴롭히게 됩니다. 더 나아가,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까지도 내 계획 안에 끼워 맞추려 합니다.

그들이 내 속도에 맞추지 않으면 답답해지고, 내 방식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화가 납니다. 통제는 어느새 관계 속으로 스며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계획을 가장 많이 세우는 사람일수록 삶이 더 경직되기 쉽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미리 계산하고 대비하려 할수록, 예상 밖의 변수는 ‘
위험’이 됩니다. 그러나 신앙의 자리에서 볼 때, 우리가 변수라 부르는 것들 중 상당수는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역사는 늘 계획된 길 위에서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모세는 광야에서 양을 치다가 부르심을 받았고, 다윗은 형들의 도시락을 나르다 왕으로 선택되었습니다. 바울은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서 삶의 방향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그 누구도 그날을 미리 계획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계획 밖의 순간들을 통해 역사를 만드셨습니다.

우리가 삶을 지나치게 계획적으로만 살아갈 때, 하나님의 역사가 들어올 틈은 점점 사라집니다. 하루의 일정이 빽빽할수록, 마음의 여백은 줄어듭니다. 하나님께 “
이렇게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면서도, 정작 하나님께서 “다르게 가자”고 말씀하실 공간은 남겨 두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한다 말하면서도, 실제 삶에서는 하나님이 개입하지 않기를 바라는 모순 속에 살아갑니다.

사실 우리의 계획이 아무리 정교해도, 하나님을 다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계산보다 크시고, 우리의 경험보다 깊으시며, 우리의 예상보다 자유로우십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의 계획을 깨뜨리는 ‘
변수’로 찾아오십니다. 그 변수는 처음에는 불편합니다. 흐름을 방해하고, 속도를 늦추며, 우리가 쌓아 올린 질서를 흔듭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 변수야말로 가장 결정적인 은혜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패배가 아닙니다. 그것은 신뢰의 표현입니다. 내 손에서 놓아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고, 내 계획이 틀어져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는 고백입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하나님은 그 자리에 계십니다. 오히려 우리가 내려놓을 때, 하나님은 더 분명히 보이십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에는 수많은 변수가 찾아옵니다. 예기치 못한 지연, 뜻밖의 만남, 실패처럼 보이는 결과들. 그 순간 우리는 다시 통제하려는 마음과 하나님께 맡기려는 마음 사이에 서게 됩니다. 그 갈림길에서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이것입니다.

상황은 우리가 만드는 것 같아 보여도, 결국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십니다. 하나님의 ‘
변수’는 계획에 사로잡힌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그 선물은 우리의 불안을 드러내고, 우리의 교만을 벗기며, 참된 신뢰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오늘 계획이 어그러졌다면, 잠시 멈추어 이렇게 고백해 보십시오. “하나님, 제 뜻보다 주님의 뜻이 더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