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면서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묻게 됩니다. 왜 기쁨과 고통은 번갈아 오는 것일까, 왜 믿음과 의심은 한 마음에 함께 깃드는 것일까. 이 질문들을 붙들고 걸어온 두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한 도예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십 대 초반에 가마 앞에 처음 앉아, 흙을 만지는 일이 이렇게나 기쁜 것인 줄 몰랐다며 눈을 빛냈습니다. 손끝에서 형태가 솟아오를 때, 그 순간은 세상 어떤 것과도 바꾸기 싫은 환희였습니다.
그러나 몇 해가 지나지 않아 그는 깊은 침묵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공들여 빚은 작품들이 가마 안에서 연달아 갈라지고 무너졌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밤새 들여다봐도 흙은 아무 말이 없었고, 불은 그를 외면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자신이 만든 것이 자신을 부정하는 듯한 고통이었습니다.
몇 년 뒤, 그는 한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시절 내가 가마 앞에서 무너졌을 때, 나는 처음으로 흙이 무엇을 원하는지 들으려 했어. 기쁠 때는 내 손이 너무 앞서 나갔거든. 고통 속에서야 비로소 멈추고, 귀를 기울이게 되었지." 그가 이후 만들어낸 항아리들은 예전보다 훨씬 조용하고 깊었습니다. 관람객들은 그 그릇 앞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그 안에 무언가 고요한 울림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쁨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그러나 기쁨만이 있다면, 우리는 쉽게 자신의 한계 앞에서 길을 잃습니다. 고통은 그 질주를 멈추게 합니다. 멈춤은 곧 돌아봄이고, 돌아봄은 곧 성장입니다. 두 날이 번갈아 날카로워질 때, 비로소 칼은 무엇이든 벨 수 있게 됩니다.
기쁨만으로는 단단해질 수 없고, 고통만으로는 지탱할 수 없습니다. 이 두 가지가 엇갈려 우리를 단련시킬 때, 비로소 성숙한 행복이 피어납니다.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종교적인 집안에서 자라 믿음이란 것을 물처럼 마시며 살았습니다. 의심이란 불경한 것, 혹은 나약한 것이라 배웠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오랫동안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았습니다.
서른이 넘던 해, 그녀의 삶에 예기치 못한 일들이 닥쳐왔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오랫동안 믿었던 것들이 현실 앞에서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그녀 안에서 의심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그것이 두려웠습니다. 믿음을 잃는다는 것은 마치 발아래 땅이 사라지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도망치는 대신 의심과 마주 앉았습니다. 오래된 경전을 다시 읽고, 다른 종교를 공부하고, 철학자들의 글을 뒤졌습니다. 때로는 믿음이 흔들리는 밤을 보냈고, 때로는 뜻밖의 구절 앞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몇 해가 걸렸습니다. 그 끝에서 그녀가 도달한 믿음은, 어릴 때의 것과는 달랐습니다. 더 이상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믿음이었습니다. 의심이 오면 함께 앉아 대화할 수 있는, 단단하고도 유연한 믿음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다면 그것은 믿음이 아니라 관성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의심만으로 머문다면 그것은 탐구가 아니라 표류입니다. 의심은 질문을 낳고, 질문은 탐색을 낳으며, 탐색은 마침내 스스로 체득한 앎을 낳습니다. 그 앎은 누군가 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빚어낸 것이기에, 어떤 흔들림에도 쉬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복과 앎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빠르게 얻어진 것은 빠르게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손에 쥔 행운은 삶을 바꾸지 못합니다. 외운 것은 시험이 끝나면 잊히지만, 고민하며 이해한 것은 몸에 남습니다.
나무는 천천히 자랍니다. 그 느림 안에 나이테가 새겨지고, 나이테 하나하나가 그 나무를 단단하게 만듭니다. 폭풍을 버텨낸 해의 나이테는 더 촘촘합니다. 그 촘촘함이 다음 폭풍을 이겨낼 힘이 됩니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기쁨과 고통, 믿음과 의심을 번갈아 겪으며 우리 안에 나이테가 새겨집니다. 그 나이테의 두께가 곧 우리가 쌓아온 복이고, 그 결을 읽을 수 있는 눈이 곧 우리가 얻은 앎입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고통의 시간이 왔다면 그것은 멈춰 귀 기울이라는 신호입니다. 의심이 찾아왔다면 그것은 더 깊이 들여다보라는 초대입니다.
단련된 끝에야 비로소 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은 오래가며, 삶을 단단하고 풍요롭게 만듭니다.
그러니 오늘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그 안에 내일의 당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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