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를 계속하고 기도에 감사함으로 깨어 있으라. 또한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되 하나님이 전도할 문을 우리에게 열어 주사 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하게 하시기를 구하라 내가 이 일 때문에 매임을 당하였노라. 그리하면 내가 마땅히 할 말로써 이 비밀을 나타내리라. 외인에게 대해서는 지혜로 행하여 세월을 아끼라.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 (골 4:2~6)
우리는 종종 기도를 어떤 ‘행위’로 생각합니다. 어떤 시간에, 어떤 형식으로,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한다고 배워왔고 또 그렇게 실천해 왔습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골로새 교회 성도들에게, 기도는 단지 어떤 순간에 드리는 요청이나 예배의 요소가 아니라, 삶의 호흡이며 정체성임을 가르칩니다. 기도는 “항상” 힘써야 하는 것이며, 삶 속에서 깨어 있어야 할 태도이며, 은혜와 진리가 흘러나오는 방식입니다.
기도란 결국 ‘하나님과의 교통’입니다. 그리고 이 교통은 말씀을 통해, 감사로, 은혜의 언어로, 진리 안에서 이어지는 삶 전체를 통해 나타납니다. 우리가 진리를 따라 살고, 그 진리를 통해 세상과 자신을 읽어내며, 그 안에서 하나님과 대화하며 걸어갈 때, 그 인생 자체가 기도가 된 삶입니다.
우리가 진리의 말씀 앞에서 겪는 찢김은 기도의 통로입니다. 골로새서 4장 3절에서 바울은 “하나님이 전도할 말씀의 문을 우리에게 열어주사 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하게 하시기를 구하라”고 말합니다. 말씀의 문이란 단순히 성경 구절이 이해되는 차원이 아니라, 진리의 빛이 내 영혼을 찢고 꿰뚫어 들어오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진리는 많은 이들에게 부담스럽고, 때로는 모욕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진리를 말할 때 우리는 거절을 당하고, 오해를 받고, 때로는 조롱과 고난을 겪습니다. 돼지에게 진주를 던지지 말라는 말씀처럼, 진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이에게 억지로 전하려 하다 보면 오히려 진리가 모독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찢김과 갈등의 과정 속에서도 우리가 기도의 자리로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진리를 전하는 동시에, 진리 안에 머무는 기도를 쉬지 말아야 합니다. 외적으로는 말이 막히고, 문이 닫히고, 반응이 없을지라도, 하나님 앞에 열린 문은 항상 기도를 통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우리의 결핍을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요청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이미 아시는 우리의 진짜 결핍을 우리 자신이 깨닫고 구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마태복음 6장에서도 예수님은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우리의 필요를 알리는 것보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의 뜻에 조율되고, 하나님이 보시는 결핍을 우리가 보게 되는 훈련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존재의 자세입니다. 하나님 앞에 내가 벌거벗겨지는 자리. 내 안의 가짜 결핍들이 무너지고, 진짜 결핍, 곧 하나님 자신, 진리, 구원, 성령의 충만이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삶 전체가 기도가 되려면, 진리로 세상을 읽어야 합니다. 골로새서 4장 5절은 “외인에게 대해서는 지혜로 행하고 세월을 아끼라”고 말합니다. 외인이란, 복음을 모르는 세상입니다. 이 세상 속에서 우리가 단지 신앙의 구호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렌즈로 세상을 읽고, 해석하며, 그 진리로 살아내는 것이 기도입니다.
이 말은 곧 우리가 드러내는 삶의 태도, 말의 내용, 시간 사용, 결정의 기준 모두가 하나님과의 대화의 흔적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무엇을 말하고, 어떤 분위기를 풍기고, 어떤 삶을 기도하고 있는지를 보면 그 사람이 누구와 교통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인생 자체가 기도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과 밀착되어 살아가며 세상의 언어와 가치가 아니라 말씀의 언어로 자신을 해석하며 살아가는 상태입니다.
성전은 기도하는 집, 곧 말씀을 밝히는 집입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가리켜 “기도하는 집”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는 단순히 바라는 것을 읊조리는 곳이 아니라, 말씀이 비추어지고 해석되고 흘러나오는 자리입니다. 골로새서 4장 6절은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고르게 하라”고 말합니다. 은혜와 소금은 모두 언약과 진리의 상징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안에 새기신 언약의 말씀은 썩지 않고 변치 않는 진리입니다. 그 말씀은 우리를 통하여 기도라는 행위보다 더 깊은 삶의 언어로 흘러나오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진리를 말하고, 진리로 반응하며, 진리를 붙들고 살아가는 삶 자체가 곧 기도입니다.
우리가 하는 기도의 깊이는 ‘삶의 방향’과 같습니다. 기도는 방향입니다. "내가 어느 쪽을 향해 걷고 있는가? 무엇을 바라고, 어떤 진리를 붙들고, 누구를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가?" 이것이 기도의 본질입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기도하는 것도 귀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기도에 걸맞는 삶의 향방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드리는 말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방식, 우리가 내뱉는 언어, 우리가 드러내는 존재 전부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진리 가운데 걷고 있다면, 당신의 인생은 이미 기도가 되고 있는 중입니다. 그 길을 멈추지 마십시오. 그리고 감사함으로, 진리의 말씀이 더 깊이 열리기를 구하십시오. 당신의 인생 전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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