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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도망치던 발걸음을 멈추는 순간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7. 24.

어느 여인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지 삼 년이 지난 어느 밤, 그녀는 딸의 결혼식 영상을 보다가 문득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습니다. 화면 속 자신은 웃고 있었습니다. 하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축하 인사를 건네고, 흠 잡을 데 없이 능숙하게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신은 그 웃음 뒤에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결혼 생활이 무너진 이유를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입니다.

그녀는 그저 바빴습니다. 이혼 후 새 일자리를 구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사람들 앞에서 씩씩한 모습을 보이는 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슬퍼할 틈도, 실패를 곱씹을 틈도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삼 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
나는 지금 만족하고 있는가?" 대답은 뜻밖에도 공허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착각입니다. 고통을 피하면 그 고통이 사라진다고 믿는 착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입니다. 마주하지 않은 고통은 사라지지 않고, 다만 지하실로 내려가 문을 걸어 잠글 뿐입니다. 그리고 그 문 뒤에서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우리의 오늘을 갉아먹습니다.

그녀가 그토록 분주하게 움직였던 이유도 사실은 도망이었습니다. 멈추는 순간 마주해야 할 감정들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피하려는 본능은 분명 우리를 지켜주는 방어기제입니다. 뜨거운 것에 손을 데면 반사적으로 손을 빼는 것처럼, 마음도 상처 앞에서 움츠러들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본능이 평생 켜져 있을 때 생깁니다. 위험이 지나간 뒤에도 계속 도망치는 사람은, 결국 그 도망 자체에 삶을 저당 잡히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정직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과거로부터 도망치며 숨 가쁘게 달려온 당신의 오늘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가? 성취와 관계와 하루하루의 만족감으로 든든히 서 있는가, 아니면 무언가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황무지 같은 허기가 남아 있는가? 많은 사람이 이 질문 앞에서 흠칫 놀랍니다. 겉으로는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데, 마음 한구석은 늘 허전하다고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그 허전함의 정체는 대개 마주하지 않은 과거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 감정은, 아무리 새로운 것으로 겉을 두껍게 덮어도 결국 안에서부터 서늘한 바람을 흘려보냅니다. 그녀는 결국 상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몇 회기 동안은 이혼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힘들어했습니다. "
왜 지금 와서 그 얘기를 해야 하나요, 이미 지나간 일인데"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상담사는 말했습니다. "
지나간 일이 정말 지나갔다면, 지금 이렇게 눈물이 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 말에 그녀는 처음으로 결혼 생활 동안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를 억누르며 살았는지, 그리고 관계가 깨졌을 때 자신을 얼마나 가혹하게 책망했는지를 털어놓았습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몇 주 동안은 오히려 예전보다 더 무기력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과하면서 그녀는 이상한 변화를 느꼈습니다. 자신을 향한 원망이 조금씩 이해로, 이해가 다시 연민으로 바뀌어 갔던 것입니다. "
나는 그때 최선을 다했구나. 부족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구나." 이런 자각이 쌓이면서, 그녀는 비로소 딸의 결혼식에서 지었던 웃음이 진짜 웃음이 될 수 있는 자리를 마음속에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과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나이와 상황을 가리지 않습니다. 스무 살의 청년이든 일흔의 노인이든, 지금 어떤 자리에 있든 상관없이 우리에게는 언제나 되돌아볼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은 결코 편안하지 않습니다. 덮어두었던 기억을 다시 꺼내는 일은 마치 오래된 상처에 다시 소독약을 붓는 것과 같아서, 순간의 따가움을 각오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따가움을 지나야만 새살이 돋습니다. 고통을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재료로 삼는 역발상이 여기서 필요합니다. 과거를 마주하는 일은 결국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너그럽게 품는 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만이,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으로 다시 설 수 있습니다.

지난날의 실수와 부족함이 지금의 당신을 규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미 지나간 하나의 장면일 뿐, 당신이라는 사람 전체가 아닙니다. 오늘과 내일을 어떻게 채울지는 여전히 당신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 얼마만큼의 시간을 내어줄 것인가? 자신을 부정한 채로는 밝은 미래를 향해 걸어갈 수 없습니다. 부족했던 과거를 밀어내지 말고 끌어안으십시오. 그것은 세상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