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야 어른이라 말합니다. 누군가는 스무 살 생일이 지나면 저절로 어른이 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어른이 되었다는 걸 보여주는 겉모습에 불과합니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다른 데 있습니다. 우리가 품었던 환상을 하나씩 지워가며, 그 자리에 냉정한 현실만 남기는 과정 아닐까요?
어릴 적을 떠올려보십시오. "나는 대통령이 될 거야." "나는 김연아처럼, 손흥민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될 거야." 이런 꿈에는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상상력은 마음껏 뻗어나갑니다. 한 초등학교 교실 풍경을 그려보십시오. 선생님이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저마다 손을 번쩍 듭니다. 우주비행사, 대통령, 세계적인 축구선수... 누구도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라고 되묻지 않습니다. 그 순진한 확신이야말로 아이다움의 증거입니다.
그런데 자라면서 우리는 그 꿈들을 '망상'이라 부르기 시작합니다. 취업, 생계, 대출금, 자녀 학비 같은 현실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면서, 어린 시절 품었던 꿈은 서랍 깊숙이 넣어둔 채 잊혀집니다. 많은 사람이 이것을 '철드는 것'이라 착각합니다. 꿈을 버리는 게 곧 성숙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고 자신의 삶을 실제로 개선해낸 사람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입니다. 그들은 냉철한 현실 감각만 가진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이처럼 끊임없이 꿈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품고 있던 꿈만큼은 절대 내려놓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가령 어떤 사업가는 매달 자금 사정을 꼼꼼히 점검하고 시장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면서도, 동시에 10년 뒤 회사가 어디까지 성장할지에 대한 큰 그림을 놓지 않습니다. 현실적 판단과 담대한 꿈, 이 두 가지가 그의 안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입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현실과 꿈,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둘 다 끌어안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통장 잔고를, 나이를, 주어진 상황을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하지만 그 현실 인식이 우리의 꿈을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좋은 어른이 된다는 건 결국 '현실'과 '꿈'이 한 사람 안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꿈을 붙들고 있으면서도 현실을 충분히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성숙한 어른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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