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흙 단지와 구리 단지가 강물에 쓸려 내려왔다. 흙 단지가 구리 단지에게 말했다. "나에게 떨어져서 헤엄쳐. 어쩌다 네가 날 건드리면 나는 산산조각이 날 거야."
사람은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결이 달라집니다. 바람이 불면 날아가고, 파도가 치면 부서지는 삶이 있습니다. 흙으로 만들어진 항아리처럼,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연약함을 품고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을 분별하고, 지켜야 할 거리를 지키는 것은 삶의 지혜이자, 자기 보존의 기본입니다.
어느 날 흙 단지와 구리 단지가 함께 강물에 떠내려갔습니다. 흙 단지는 구리 단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에게서 떨어져서 헤엄쳐. 어쩌다 네가 나를 건드리면 나는 산산조각이 날 거야." 참으로 단순한 이야기 같지만, 이 속담에는 인생을 지키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상대는 아무런 악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함과 약함의 조우는, 때때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흙 단지는 구리 단지에게 애초에 거리를 두자고 말합니다. 강한 존재가 무섭기 때문이 아닙니다. 자신이 쉽게 깨질 수 있는 존재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늘 뭔가를 요구하고, 뭔가를 기대하며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움을 가장한 요구, 관심을 가장한 간섭, 조언을 가장한 조롱이 반복될 때 우리는 감정적으로 탈진하고, 인간관계의 피로감에 숨이 막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들은 우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더욱 가까이 다가오기도 하고, 우리의 삶을 야금야금 침범해 오기도 합니다. 마치 물속을 흐르다 부딪히는 구리 단지처럼 말입니다.
이런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가? 몇 가지 유형을 살펴보면, 첫째, 끊임없이 비교하는 사람들은 늘 상대적인 우위를 통해 자기 존재감을 증명하려 합니다. 당신의 삶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보다는, 자신의 성취나 주변인의 성공을 무기로 당신의 자존감을 무너뜨립니다. “누구는 이렇게 잘 됐는데 너는 왜 아직 거기 있어?” “네 아이는 그 정도밖에 못 해?” 그들의 말은 무심한 듯 들리지만, 의도된 칼날처럼 마음을 벱니다. 그들에게서는 긍정적인 동기 부여가 아닌, 열등감만이 남습니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과는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합니다. 당신의 가치는 타인과의 비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둘째, 약점을 캐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당신의 과거, 상처, 비밀을 들춰내어 당신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친밀함의 이름으로 허락된 영역을 무시하고, 당신이 애써 묻어둔 아픔을 도려냅니다. 그들은 무심한 듯 말을 꺼내지만, 사실 그 말 한 마디에 당신은 다시 깊은 상처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는 곧 자기 파괴로 이어집니다. 관계란 서로를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것인데, 끊임없이 상처를 주는 관계는 더 이상 ‘관계’가 아닙니다. 멀리해야 합니다.
셋째, 끊임없는 험담으로 주변을 오염시키는 사람들은 타인의 실패와 흠집을 끌어다 자신의 우월감을 쌓습니다. 때로는 그것을 ‘조언’이라며 포장하고, ‘걱정’이라며 말하지만, 결국 본심은 남을 깎아내리는 데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람 곁에 오래 있다 보면 우리도 모르게 말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정직한 시선이 흐려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국 우리가 듣는 말, 하는 말의 모양대로 변화합니다. 맑은 영혼을 지키고 싶다면, 탁한 말을 즐기는 사람과의 대화는 줄여야 합니다.
넷째, 무기력을 전염시키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냥 이 정도면 됐지, 뭘 더 해.” “열심히 해도 다 똑같아.” 이 말들이 위로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속에는 현실을 정당화하려는 무기력과 게으름이 숨어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어느새 내 안의 열정이 식습니다. 가능성을 향한 걸음이 멈춥니다. 그리고 결국은 나도 평범함에 안주하며, 도전 없는 하루를 반복하게 됩니다. 무기력은 조용히 번지는 전염병과 같습니다. 벗어나고 싶다면 다른 무리에 합류해야 합니다. 도전하고, 일어서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깨지기 쉬운 흙 단지입니다. 흙 단지인 우리가 구리 단지 같은 사람과 어울린다는 것은 파손을 각오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거리를 두고, 침묵하고, 피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입니다. 나를 망가뜨리는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은 이기적인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당신은 깨지기 쉬운 존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가치는 결코 그것으로 인해 깎여 내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흙 단지라서 부드럽고 따뜻하며, 담백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깨지지 않게 조심히 다뤄주는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상처를 주는 이가 아니라, 지켜주는 이들과 함께하십시오. 그들과 함께할 때, 우리는 비로소 안전하고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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