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리가 새로 발령받은 부서는 회사 안에서도 소문난 곳이었습니다. 야근이 많고, 팀장은 말수가 적고 표정이 어두웠으며, 팀원들은 서로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첫 출근 날, 선배 하나가 귀띔했습니다. "여기 오래 있으면 너도 그렇게 돼. 분위기가 사람을 만들거든." 김 대리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고민했습니다. '나도 조용히 묻어가야 하나.' 그런데 문득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서 보던 밤하늘이 떠올랐습니다. 별은 낮에도 분명히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다만 태양이 너무 밝아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오히려 별은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김 대리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이 부서가 어두우니까, 오히려 내가 빛날 기회다.'
그날부터 그는 아침마다 먼저 인사를 건넸습니다. 회의 때 누군가 실수를 하면 다그치기 전에 웃으며 "저도 저번 주에 비슷한 거 실수했어요" 하고 말을 얹었습니다. 처음엔 다들 어색해했습니다. 몇몇은 속으로 '오래 못 가겠지'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석 달쯤 지나자 변화가 생겼습니다. 팀장이 회의 끝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요즘 회의실 공기가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옆자리 동료는 점심시간에 조용히 말했습니다. "저 요즘 출근할 맛이 나요. 예전엔 아침에 눈뜨는 게 싫었거든요." 김 대리가 특별히 재미있는 사람도, 유능함을 뽐내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어두운 곳에서 먼저 웃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작은 빛 하나가 부서 전체의 온도를 바꿔놓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가정에서도 똑같이 일어납니다. 한 가장이 사업에 실패하고 몇 달간 집안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가장 어린 막내딸이 매일 저녁 아빠 손을 잡고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 하고 웃어 보였습니다. 어른들은 그 말 한마디에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고 훗날 고백했습니다. 아이는 상황을 해결해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어두운 거실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존재였을 뿐입니다.
별이 스스로에게 "주변이 어두우니 나도 빛을 꺼야겠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밤하늘을 올려다볼 이유가 없어질 것입니다. 별의 가치는 바로 그 어둠 속에서 완성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분위기가 밝을 때 함께 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진짜 빛은 모두가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혼자서라도 고개를 드는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관광(觀光)'이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빛을 본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은 결국 무언가 빛나는 것이 있는 곳입니다. 에펠탑도, 오로라가 보이는 마을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이유는 하나, 그곳에 빛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비행기를 타고 명소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되어,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어느 동네에는 특별할 것 없는 작은 분식집이 있었는데, 주인 할머니의 웃음과 다정한 말 한마디 때문에 사람들이 일부러 먼 길을 돌아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음식 맛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그 공간에 머무는 동안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 그것이 사람들을 끌어당긴 진짜 이유였습니다. 부정적인 말로 남의 기운을 빼앗는 이른바 '에너지 뱀파이어'조차 강한 햇빛 아래서는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밝은 것을 향해 움직이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태양처럼 빛나기는 어렵습니다. "나는 절대 그런 사람이 못 될 거야"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태양도 처음엔 어두운 밤하늘의 작은 별빛 하나였습니다. 오늘 하루, 어두운 사무실에서 먼저 웃어보는 것, 무거운 저녁 식탁에서 작은 감사 한마디를 건네보는 것, 그렇게 조금씩 웃다 보면, 어느새 당신 자신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태양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당신이 머무는 자리마다 햇빛이 비추고, 사람들은 그 빛을 보러 다시 당신을 찾아올 것입니다. 명소를 찾아다니는 삶도 즐겁지만, 스스로 명소가 되는 삶은 훨씬 더 깊고 오래 지속되는 기쁨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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