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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미워하는 마음, 그 시작은 언제나 나 자신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7. 6.

대학 시절, 룸메이트와 크게 다툰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입니다. 처음엔 사소한 말 한마디였습니다. "네가 설거지를 안 해서 짜증 났어." 그 말이 마음에 박히고 나면, 그날부터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이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발소리도 거슬리고, 웃는 소리도 거슬리고, 심지어 아무 말 안 하고 있는 것조차 밉게 보입니다.

이게 바로 미움이라는 감정의 무서운 점입니다. 처음엔 작은 씨앗 하나였는데, 마음이라는 토양에 뿌리를 내리면 걷잡을 수 없이 자랍니다. 나무가 되고, 가지를 뻗고, 그 가지 끝에서 또 다른 씨앗들이 떨어져 사방으로 퍼집니다. 문제는 이 나무를 키우는 사람이 상대방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상대는 이미 그 일을 잊었을 수도 있는데, 나 혼자 밤마다 물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몇 년 전 만난 한 직장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예전 상사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기억을 몇 년째 곱씹고 있었습니다. "
그 사람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나요." 그런데 정작 그 상사는 이미 다른 회사로 이직해서 그를 완전히 잊고 잘 살고 있었습니다. 화를 내고, 잠을 설치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오직 그 직장인 혼자였습니다.

실제로 다른 사람의 불행을 바라거나 미움을 품고 사는 사람은 몸속 스트레스 호르몬이 늘어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인지 기능까지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분노와 적개심이 클수록 심장병 위험도 함께 올라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반대로 누군가의 안녕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은 오히려 행복 호르몬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남을 도우며 느끼는 그 뿌듯한 감정을 '
헬퍼스 하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옛 어른들이 "남 미워하면 자기만 손해"라고 하셨던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렇다고 "
이제부터 미워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한다고 마음이 순순히 따라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심리학에 이런 실험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흰곰을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하면, 사람들은 오히려 머릿속에서 흰곰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억지로 누르려는 그 순간, 그 생각은 더 선명해집니다.

미움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런 감정 느끼면 안 돼", "용서해야 하는데 왜 안 되지"라고 스스로를 다그칠수록 그 감정은 더 단단해집니다. 마치 손에 쥔 모래처럼, 꽉 움켜쥘수록 더 빠르게 빠져나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손아귀에 힘만 아프게 들어가는 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도무지 용서가 안 되는 사람이 있다면, 억지로 용서하려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먼저 물어봐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
나는 왜 이렇게까지 미워하는 나 자신을 못 견뎌 할까?" 누군가를 미워하면 신기하게도 그런 자신까지 함께 미워하게 됩니다. '이렇게 옹졸한 사람이었나',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 하며 스스로를 몰아세웁니다. 사실 "저 사람만은 절대 용서 못 해"라는 마음 깊숙한 곳에는, 상대방보다도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순서를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를 용서하려 애쓰기 전에, 미워하는 마음을 가진 나 자신부터 다독여주는 것입니다. "
그럴 수도 있지. 나도 사람인데, 화날 수 있지."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주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친한 친구가 실수했을 때를 떠올려보십시오. "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라고 쉽게 말해주면서, 정작 자기 자신의 실수나 못난 감정에는 왜 그렇게 인색할까요? 남을 미워하는 나, 뒤끝 있는 나, 속 좁은 나, 이 모든 모습도 결국 나라는 사람의 일부일 뿐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받아들여지진 않습니다.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지금 이 모습도 괜찮아", "어떤 감정을 느끼든 나는 나를 용서할 거야"라고 되뇌어주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의 응어리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스스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렇게 나 자신과 화해하고 나면 다른 사람의 부족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합니다. '나도 이렇게 미숙한데, 저 사람도 부족할 수 있지'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은 상대를 위한 선행이 아닙니다. 철저히 나를 위한 선택입니다. 상대방이 한 행동에 붙들려 내 오늘 하루의 기분과 에너지를 계속 내주는 대신, 나 자신을 가장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쪽을 택하는 것입니다. 남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흔들리지 않고, 오늘 하루를 나답게 채워가는 것이 결국 미움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갈 수 있는 방법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