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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에 속한 사람들

물소리처럼 다가오는 영의 향기- ‘느낌’으로 배우는 영성훈련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7. 14.

운전대를 처음 잡았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긴장과 초조함으로 가득합니다. 눈은 바쁘게 움직이고 손과 발은 부자연스러운 리듬으로 서툰 조화를 이루려 애씁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몸이 먼저 반응하고 감각이 길을 읽습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더는 '머리로' 하지 않고 ‘감으로’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성훈련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영의 일은 처음엔 혼란스럽고 낯설지만, 훈련을 통해 점점 감각이 열리고 감이 잡히는 지점에 이릅니다. ‘
영적 느낌’은 단지 일시적인 감정이나 주관적 환상이라 치부되기 쉽지만, 성경적 영성의 진정한 출발점이 바로 이 ‘느낌’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은 말씀 공부와 이성적 해석에 치우쳐 있습니다. 성경지식은 많고 교리는 정확하지만, ‘
살아있는 하나님’을 실제로 체험하고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는 마치 지도책을 들고 길을 가지만, 표지판과 사람들의 손짓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해석하는 사람과도 같습니다.

바울은
"이는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갈 1:12)고 고백합니다. 그는 이론으로 진리를 얻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이 직접 주신 감각, 계시, 즉 ‘느낌’을 통해 복음을 깨달았습니다. ‘’은 단지 직감이 아니라, 훈련된 감각입니다. 훈련되지 않은 감은 미신에 불과할 수 있지만, 말씀 안에서, 성령의 인도하심 안에서 연단되고 정결해진 감각은 하나님의 인도를 분별하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
느낌’을 통해 옵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에, 그분의 인도하심은 감각의 세계에서 포착됩니다. 그것은 음성일 수도, 평안함일 수도, 이유 없는 기쁨이나 갑작스런 두려움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느낌을 알아채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를 ‘분별’하는 훈련입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영적 신호에 노출되어 살아갑니다. 성령은 말씀으로도, 사람을 통해서도, 자연과 일상 속에서도 우리에게 말을 걸고 계십니다. 그러나 훈련되지 않은 감성은 그 신호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반면에, 영의 일에 민감해진 사람은 아주 작은 떨림에도 하나님의 메시지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고린도전서 2장에서 "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아니하나니..."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이해하고 느끼기 위해서는 감각이 열려야 하며, 이 감각은 말씀과 기도로 훈련된 영적 촉수에서 비롯됩니다.

훈련되지 않은 느낌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감은 중요하지만, 훈련되지 않은 감은 위험합니다. 감정적 신앙에 빠진 사람들은 ‘
느낌’을 하나님의 뜻이라 오해하고 오히려 파괴적인 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성령의 느낌은 반드시 “세워주고, 위로하고, 권면하는” 열매를 맺습니다. 성령의 역사는 혼란이 아니라 질서, 자기 확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으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감으로 느꼈더라도, 반드시 이성의 분별을 거쳐야 하며, 말씀과 공동체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이성은 감의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감성은 추진력이지만, 이성은 방향타입니다. 하나님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하셔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딤전 4:7)는 말씀처럼, 영성은 연습과 훈련을 필요로 합니다. 말씀을 반복해 읽고, 기도 중에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연습을 하고, 영적 일기에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며 되새기는 시간들이 필요합니다.

이 훈련은 단지 마음만의 훈련이 아닙니다. 몸도 함께 반응하고 순종하도록 만드는 전인적 훈련입니다. 예배 때의 손 들고 찬양함도, 무릎 꿇는 기도도, 고요히 침묵 속에 하나님을 기다리는 시간도 모두 이 훈련의 일환입니다. 몸이 순종할 때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릴 때 영이 깨어납니다.

지식만 쌓고 감각을 무시하는 성경공부는 공허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손길이 담긴 살아있는 성경이 아니라, 종이 위의 활자에 불과합니다. 성경은 학문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만남의 장입니다. 그 만남을 위해서는 먼저 영이 열려야 하며, 그 열린 영을 통해 말씀이 살아 역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체험이 있는 사람은 공부하라 마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말씀이 자기 안에 살아 역사하는 것을 느끼기에, 갈급함 속에서 자발적으로 말씀을 묵상하고 깊이 파고듭니다. 성령께서 먼저 ‘
느낌’으로 역사하실 때, 그 사람은 성경을 통해 그 느낌이 하나님의 뜻이었음을 확인하며 더욱 깊은 진리로 나아갑니다.

우리는 영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영적 삶이란, 단순히 무엇을 ‘
아는 것’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있느냐를 아는 삶입니다. 하나님은 멀리 있는 분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분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존재는, 마치 은은한 향기처럼, 섬세한 감각으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그 향기를 맡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날마다 감을 기르고,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로 그분과의 감각을 이어갈 때,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실재를 체험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어느 날, 누군가 내게 묻습니다.
“당신은 하나님을 어떻게 믿습니까?” 그때 우리는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분을 느꼈습니다. 그분은 내 안에 살아 계십니다.”

“하나님은 말씀이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하나님은 영이시다.” 이 세 말씀은 따로 떨어진 진리가 아니라, ‘살아 있는 하나님’을 온몸으로 체험할 때 우리 안에서 하나로 만나집니다. 그 만남이 오늘도 당신의 영혼 안에 은은한 향기로 피어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