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너무도 쉽게 자신을 믿고, 자기 생각에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성경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사람을 믿으며 혈육으로 그 권력을 삼고 마음이 여호와에게서 떠난 그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 (렘 17:5). 이 말씀은 인간 스스로의 지혜와 의지를 신뢰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나아가 그것이 하나님으로부터의 단절이라는 심각한 영적 병증임을 경고합니다.
현대인은 정보와 선택의 홍수 속에서 자기 판단을 신뢰하며 살아가도록 강요받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들, 즉 "나는 누구인가", "내 마음의 중심은 어디를 향하는가"라는 내면의 질문 앞에서는 어쩌면 너무 무지하고 둔감한 존재입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온전히 알 수도, 바로 설 수도 없습니다. 지혜가 있다 하여도 무관심으로 잃어버리고, 열정이라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격정의 소산이었던 것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내면은 언제나 혼란과 착각, 자기기만 속에서 위태롭게 움직입니다.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우리는 쉽게 악한 일에 마음이 기울고, 죄악된 자들과 함께 그들의 진수성찬에 마음이 동하게 됩니다(시 141:4). 우리는 죄를 짓고도 쉽게 자신을 정당화합니다. 때로는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더 교묘한 핑계로 그 자리를 모면하려 하며, 그 과정에서 더 큰 죄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외식하는 자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예수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외식하는 자여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마 7:5). 자기 성찰 없는 신앙은 결국 위선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주는 고통은 민감하게 느끼지만, 자신이 누군가에게 끼친 상처나 무거운 부담은 놀라울 정도로 무감각합니다. 이기적 감정의 렌즈는 우리로 하여금 상대의 잘못은 확대하고, 자신의 잘못은 축소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내면의 진실한 성찰은 이런 왜곡을 바로잡습니다. 정직하게 자기 마음을 돌아보는 자는 타인을 함부로 정죄하거나 가볍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내면의 어두움을 직시하는 사람은 외부의 어둠을 쉽게 비난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람은 “자기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마 16:25)는 말씀의 참뜻을 깨닫게 됩니다. 자기 보호, 자기 변호, 자기 주장으로 가득한 인생은 오히려 자신을 잃어가는 삶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철저히 자신을 내려놓고, 내면 깊은 곳을 비추며 살아가는 사람은 참 생명을 얻습니다.
이와 같은 자기 성찰의 삶은 필연적으로 침묵과 절제를 동반합니다. 내면의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외부의 시끄러운 말과 세상사의 혼잡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그는 더 이상 남의 일에 참견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는 데 집중하며,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참된 자기를 발견합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판단받는 것이 내게는 매우 작은 일이라 나도 나를 판단하지 아니하노니”(고전 4:3). 또,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나는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 1:10)고 말하며, 사람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눈 앞에서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자기 자신과 더불어 있지 않는다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자신의 영혼을 돌보지 않은 채 외부의 분주한 일에 휘말려 산다면, 과연 무슨 유익이 있겠습니까? 마음의 평화를 원한다면, 먼저 마음의 단일함을 구해야 합니다. 분산된 관심, 여러 갈래로 나뉜 욕망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만을 향하여 자신의 시선을 고정해야 합니다. 세상의 염려와 일시적인 집착에서 벗어나 마음을 가볍게 유지한다면, 영적인 진보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반대로, 세상의 일시적 쾌락과 가치를 중히 여긴다면 우리는 반드시 영적 후퇴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전도서 기자의 고백처럼,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이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전 4:14). 결국 인간의 모든 노력과 위로, 쾌락은 헛된 것들입니다. 오직 하나님, 하나님 한 분만이 참된 위로자이시며, 무한하시며, 영원하신 분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영혼은 모든 피조물보다 하나님을 훨씬 고귀하게 여깁니다. 그런 자는 하나님 안에서만 진정한 쉼과 즐거움을 발견합니다. 이 세상 어떤 위로도, 칭찬도, 소유도 영혼의 갈증을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하나님과 함께 있는 시간, 홀로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 그리고 조용히 자기를 성찰하며 회개하는 시간들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침묵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십시오. 성찰 속에서 자기를 버리십시오. 비움 속에서 오직 하나님으로만 채워지십시오. 그럴 때, 우리는 외식하지 않는 참된 신자요,
흔들리지 않는 내면을 지닌 그리스도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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