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예배에 참석하는 외형적인 경건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자신을 날마다 돌아보고,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참된 사랑과 오래 참음으로 자신을 훈련하는 내면의 경건을 말합니다. 이 여정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의 결점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의 연약함입니다.
우리는 삶 가운데서 나 자신조차도 쉽게 고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음을 경험합니다. 하물며 타인의 고질적인 결점과 연약함 앞에서 어떻게 인내할 수 있을까요? 바로 여기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시험과 인내를 통한 성숙의 길을 가르치십니다.
“어떠한 곤경을 당하여도 하나님께서 도와 주셔서 그것을 거뜬히 견디어 낼 수 있게 해 주옵소서.”(마 6:13 / 눅 11:4)
시험과 악으로부터 보호해달라는 기도는, 사실 우리 자신의 변화보다는 환경과 타인을 먼저 바꾸어 달라는 욕구에서 비롯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참된 기도는, 그 모든 것을 품고 견딜 수 있는 힘을 달라는 기도입니다.
누군가를 고치려는 마음은 때로 경건한 열심처럼 보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자기 의와 조급함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해서 언쟁을 벌이기보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주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 왜냐하면 결국 악을 선으로 바꾸실 수 있는 분은 하나님 한 분뿐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의 결점 앞에서는 인내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결점에 대해서는 너그러워집니다. 하지만 바울은 말합니다. “모든 사람을 대하여 오래 참으라.”(살전 5:14)
이는 단지 도덕적인 미덕이 아니라, 복음 안에서 서로를 품고 살아가는 공동체의 필수 조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각자에게도 참을 수 없이 많은 약점과 결점이 있으며, 그것을 누군가가 참아주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 너 자신을 돌아보아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갈 6:1) 결국, 타인의 결점을 참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이 나를 참아주신 것에 대한 응답입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이 완전하길 기대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조금도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합니다. 이는 인간의 타락한 본성과 자기중심적인 본질을 드러냅니다. “우리 인간이 자기와 똑같은 수준에서 이웃을 대하는 데에 얼마나 인색한가!”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자기 자신을 계도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남을 바로잡기 전에 스스로 하나님 앞에 낮아지고 정결케 되어야만, 진정한 권면과 사랑의 교제가 가능해집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완전한 사람으로 만들기보다는, 불완전한 서로를 통해 인내와 사랑을 배우게 하십니다. 그래서 바울은 말합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갈 6:2)
완전한 사람은 없습니다. 각자 자기만의 짐을 지고 살아갑니다. 그 짐은 어떤 사람에게는 상처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성격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과거일 수 있습니다. 그런 짐을 짊어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는 것이 바로 영적인 삶이며, 그리스도의 법을 따르는 길입니다.
사람의 참된 덕과 신앙은 평온한 때가 아니라, 오히려 역경 속에서 드러납니다. 고난은 사람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거울이 됩니다.
우리가 타인의 결점 앞에서 짜증 내기보다, 주님의 마음으로 참으며 기도하고, 위로하며 붙들어 주고, 때로는 훈계할 수 있다면 그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이 땅에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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