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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할 수 있는 용기, 들을 수 있는 겸손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6. 10.

단톡방에 메시지가 하나 올라옵니다. 팀장이 새로운 프로젝트 방향을 제안하는 내용입니다. 사실 속으로는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몇 가지 분명한 문제점도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미 👍를 눌렀고,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괜히 혼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아서, 관계가 어색해질까,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엄지 이모티콘을 누릅니다. 우리에게 이 장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 갈등이 생기면 사람들은 보통 두 가지 방식으로 반응합니다. 하나는 갈등을 필요 이상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냉정하게 문제의 원인을 따져보는 대신, 감정이 먼저 개입하면서 작은 불씨가 산불이 됩니다. 또 다른 하나는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외면하는 것입니다. 덮으면 해결된 것 같은 착각입니다. 그러나 덮인 갈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땅속에서 계속 부패하다가 더 큰 문제로 터져 나옵니다.

미국의 사회운동가이자 사상가인 파커 파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긴장과 갈등은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건강한 공동체의 증거라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창조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마음의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인간관계에는 이상한 역학이 하나 있습니다. 가까울수록 더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오래된 친구에게, 사랑하는 가족에게, 같이 오래 일한 동료에게 우리는 오히려 속마음을 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계가 깨질까봐, 상처를 줄까봐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것은 사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두려움입니다. 용기 있는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에 기반한 침묵인 것입니다.

어떤 친구가 창업을 준비하며 사업계획서를 보여준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읽다 보니 시장 분석이 너무 낙관적이고, 수익 모델에 허점이 보입니다. 하지만 친구의 눈빛이 너무 빛나고, 몇 달을 매달린 결과물이라는 걸 압니다. "
잘 됐다, 열심히 해봐"라고 말하는 것이 친구를 위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조심스럽더라도 "이 부분은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 진짜 친구인 걸까요? 속으로 '아니오'를 느끼면서 겉으로 ""를 말하는 것은 관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얕게 만드는 것입니다.

성숙한 공동체의 가장 분명한 특징은 하나입니다. 반대가 허용된다는 것입니다. 리더의 말에 무조건 동의해야 하는 분위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취급하는 문화, 반대 의견을 냈다가 왕따가 되는 경험, 이런 것들이 쌓이면 공동체는 겉은 평화로워 보여도 속은 이미 썩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
묻지마 찬성'과 '묻지마 반대'를 생각해보십시오. 내 편이면 무조건 옳고, 상대편이면 무조건 틀립니다. 의견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가 말했느냐만 중요합니다. 이것은 공동체가 아니라 패거리입니다. 진짜 공동체는 나와 가깝지 않은 사람의 말이라도 옳으면 "맞습니다"라고 할 수 있고, 나와 친한 사람의 의견이라도 틀리면 "그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반대 의견 때문에 관계가 흔들리지 않는 곳입니다.

그렇다고 반대 자체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반대할 자유를 얻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겸손입니다. 내가 반대하는 이유는 정말 공동체를 위해서입니까, 아니면 사실 내 자존심 때문입니까? 내 고집 때문입니까? 혹은 저 사람이 미워서입니까? 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지 않은 채 반대를 절대화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입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심판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한 스포츠 문화입니다. 하지만 모든 판정에 항의하면서 경기 자체를 망가뜨리는 선수는 팀에 해가 됩니다. 반대할 줄 아는 사람은 동시에, 자신의 반대 의견에 대한 또 다른 반대도 기꺼이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파커 파머가 말하는 핵심은 이것입니다. 긴장과 갈등을 없애려 하지 말고, 그것을 품어 안으라는 것입니다. 불편함을 피하지 말고, 그 불편함 속에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도나 규칙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마음의 문제입니다. 용기 있게 "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과, 그 "아니오"를 겸손하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공동체는 갈등을 통해 더 단단해집니다.

단톡방의 엄지 이모티콘으로 가득 찬 공동체보다, 때로 불편한 의견이 올라오지만 그것을 함께 진지하게 다루는 공동체가 훨씬 더 건강합니다. 표면의 평화보다 깊은 곳의 신뢰가 진짜 공동체를 만듭니다.

가장 무거운 짐은 나 자신이다. - C.S 루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