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 여인 -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

게르치노, <예수와 사마리아 여인>, 1640~41, 스페인 마드리드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사마리아 여자 한 사람이 물을 길으러 왔으매 예수께서 물을 좀 달라 하시니, 사마리아 여자가 이르되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 하니 이는 유대인이 사마리아인과 상종하지 아니함이러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네게 물 좀 달라 하는 이가 누구인 줄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요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한복음 4:7, 9, 10, 13~14)

예수님께서 사마리아를 지나가실 때, 야곱의 우물가에서 한 여인을 만나셨습니다. 그녀는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서 소외된 사마리아인이었을 뿐 아니라, 사마리아 안에서도 천대받는 불쌍한 여인이었습니다. 무거운 물동이를 들고, 한낮의 뜨거운 햇볕 아래 홀로 물을 길러 나온 그녀의 모습은 삶의 무게와 고독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 한 모금을 청하십니다. 유대인 남자라면 결코 사마리아 여자에게 말을 걸지 않는 것이 당연한 시대적 상황이었지만, 예수님은 담장을 허무셨습니다. 이 짧은 대화 속에서 예수님은 한 여인의 상처와 외로움을 어루만지셨고, 더 나아가 영원한 생명에 관한 놀라운 진리를 선포하셨습니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네게 물 좀 달라 하는 이가 누구인 줄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요,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의 선물은 바로 성령이십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아무리 많은 것을 얻고 마셔도 다시 목마를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의 인정, 성공, 쾌락, 심지어 인간관계 속에서 얻는 위로조차도 일시적일 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주시는 성령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하는 샘물입니다. 그 샘은 우리 안에서 솟구쳐 올라 영생에 이르게 합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진짜 갈증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갈증은 단순히 물이 아니었습니다.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죄와 수치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그녀의 마음 깊은 갈망을 예수님은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갈망을 채워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리키신 하늘은 흐린 구름으로 덮여 있었지만, 그 위로는 청명한 하늘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마치 여인의 인생이 절망과 수치로 가려져 있었지만, 예수님을 만남으로 영원한 생명의 빛이 비추어진 것처럼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2천 년 전의 한 여인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는 복음입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모습으로 갈증을 안고 살아갑니다. 더 많은 것을 얻어야 만족할 것 같고, 더 높이 올라야 인정받을 것 같으며, 더 사랑받아야 안심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우리를 잠시 달래줄 뿐, 다시 목마르게 만듭니다.

오직 예수님이 주시는 생수만이 영원한 해답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되셔서, 고통 가운데서도 기쁨을, 혼돈 속에서도 평안을,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자유를 누리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씀하셨던 그 약속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우리는 오늘도 이 약속을 붙들고 예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갈증을 인정하고, 그 갈증을 세상이 아닌 예수님께로 가져갈 때,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영원히 솟아나는 샘물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목마를 때, 다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주시는 생명의 물을 마시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참된 평안과 만족을 누리게 됩니다. 오늘도 그분께 나아가 "주님, 제게도 그 물을 주소서"라고 기도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 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