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편 57:1~11
1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2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
3그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지라 (셀라) 하나님이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
4내 영혼이 사자들 가운데에서 살며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 그들의 이는 창과 화살이요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
5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6그들이 내 걸음을 막으려고 그물을 준비하였으니 내 영혼이 억울하도다 그들이 내 앞에 웅덩이를 팠으나 자기들이 그 중에 빠졌도다 (셀라) 7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8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9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오며 뭇 나라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
10무릇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
11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사자들 가운데 누워 있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그때 우리는 불안에 짓눌리고, 두려움에 얼어붙고,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마치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듯, 어디로 가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때가 있습니다.
다윗이 바로 그런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았지만, 그 순간부터 오히려 고난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울의 시기와 미움, 끝없는 추격으로 인해 다윗은 광야를 떠돌며 동굴 속에 몸을 숨깁니다. 그곳은 피난처였지만 동시에 감옥 같았고, 은신처였지만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자리였습니다. 다윗은 그 상황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내 영혼이 사자들 가운데서 살며,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4절)
그의 표현 속에는 공포가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사람들의 말은 창과 화살처럼 날카로웠고, 그들의 혀는 칼처럼 자신을 찔렀습니다. 이 구절을 묵상하다 보면, 우리도 곧 다윗과 같은 자리에 서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비난과 오해의 말들이 우리를 찌르고, 삶의 불확실함이 불처럼 우리를 태울 때, 우리 역시 사자들 가운데 누워 있는 셈입니다.
다윗은 그 절박한 상황에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1절) 그가 피한 곳은 동굴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피난처는 하나님이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안전장치가 무너져도, 하나님 한 분만이 진정한 피난처가 되신다는 사실을 다윗은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피할 곳이 많습니다. 사람을 찾아가 하소연하기도 하고, 돈이나 명예, 세상의 위로 속에 숨어보려 합니다. 그러나 진짜 안식은 ‘주의 날개 아래’에서만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에게뿐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말씀하십니다. “얘야,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내 품에 숨어 있으라.”
다윗은 계속해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이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3절) ‘인자(사랑)’와 ‘진리(진실)’는 성경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입니다.
다윗은 사울의 미움보다, 사람들의 배신보다, 상황의 절망보다 하나님의 성품을 더 신뢰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사랑으로 자신을 감싸시고, 진리로 자신을 바로 세우실 것을 믿었습니다.
이 고백은 단순한 위로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진실은 단순히 ‘느낌’이 아니라 ‘보내심’을 통해 역사합니다. 다윗의 인생 속에서도 하나님은 실제로 구원의 손길을 보내셨습니다. 그처럼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손길을 기다리며 믿음으로 서야 합니다. 사자들 가운데 누워 있어도, 불 가운데 앉아 있어도,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으십니다.
시편 57편의 중심은 7절입니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상황이 변해서 노래한 것이 아닙니다. 동굴에서 여전히 그는 쫓기는 신세였고, 위험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의 마음이 변했습니다. ‘확정되었다’는 말은 흔들림 없는 믿음을 뜻합니다. 하나님이 나의 구원이심을 확신하는 믿음, 그분의 인자와 진리가 나를 붙드시리라는 확신이 그의 심령을 가득 채웠습니다.
우리가 신앙의 길을 걸으며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이 ‘확정된 마음’입니다. 환경이 아닌 하나님을 근거로 마음을 정하는 것, 그것이 믿음의 핵심입니다.
다윗은 절망의 밤을 지나 새벽을 맞습니다. 그는 노래합니다.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8절) 그의 노래는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변했기 때문에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확신이 새벽보다 먼저 그를 깨웠습니다. 그는 자신을 향해 말합니다. “깨어나라, 내 영혼아. 이제 노래하라.”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난의 밤이 길다고 해도, 믿음으로 새벽을 깨우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새벽이 오기 전에, 먼저 마음의 새벽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때 하나님은 그 새벽에 응답하시고, 주의 영광으로 우리의 삶을 덮으십니다.
마지막으로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11절) 사자들 가운데 누워 있던 다윗이 이제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의 시선은 절망에서 찬양으로, 공포에서 경배로 옮겨졌습니다. 그가 하나님을 높이자, 그 하나님의 영광이 그의 상황을 덮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난 속에서도 찬양을 멈추지 않는 것, 불안 속에서도 믿음을 놓지 않는 것, 그것이 진짜 믿음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찬양을 통해 우리를 다시 일으키시고, 우리의 동굴을 성소로 바꾸십니다.
지금 나는 어떤 ‘사자들 가운데’에 누워 있습니까? 비난, 불안, 상처, 두려움이 나를 삼키려 할 때, 나는 어디로 피하고 있습니까? 다윗은 하나님께 피했고, 그분의 사랑과 진실을 붙들었습니다. 나 또한 이 시간, 주의 날개 그늘 아래로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윗처럼 “내 마음이 확정되었다”고 고백합시다. 환경이 아닌 하나님을 근거로 믿음을 세워, 새벽을 깨우는 찬양으로 나아갑시다.
“사자들 한가운데 누워 있더라도 필사적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진실을 구하면 산다.” 이것이 다윗의 믿음이었고,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믿음을 붙들 때, 하나님은 반드시 당신의 사랑과 진실을 보내시어 우리를 살리십니다. 그 은혜의 새벽이, 오늘 당신의 심령에도 밝아오기를 바랍니다.
'시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주님은 나의 피난처, 나의 요새 (0) | 2025.11.08 |
|---|---|
| 분노하고, 기도하라 (0) | 2025.11.06 |
| 두렵지만, 두렵지 않다 (0) | 2025.11.04 |
| 탄식과 신음만으로도 살아나는 은혜 (0) | 2025.11.03 |
| 주님이 도우셨다! (0) | 2025.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