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속에 근심이 많을 때에 주의 위안이 내 영혼을 즐겁게 하시나이다"(시편 94:19)
"내 속에 근심이 많습니다." 시편 기자의 이 고백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고백입니다. 히브리어 '사아프'로 표현된 이 근심은 단순한 걱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음이 복잡하게 얽히고, 생각이 뒤엉키고,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는 상태입니다. 그 시대나 우리 시대나, 이런 근심은 여전히 우리를 괴롭힙니다.
시편 기자를 근심하게 만든 자들은 누구였을까요? 그들은 교만한 자들이었습니다. 오만하게 지껄이며 자신의 악을 자랑하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힘없는 사람들을 짓밟았습니다. 고아와 과부, 나그네, 사회에서 가장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무자비했습니다.
더 끔찍한 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능력을 깔보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보지 못하신다", "야곱의 하나님이 알아차리지 못하신다"고 비웃으며, 법을 빙자하여 재난을 꾸며냈습니다. 시스템 안에서, 제도 안에서, 합법을 가장하여 악을 행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믿음으로, 사랑으로, 정직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은 근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악인은 승승장구하는데, 의인은 고통받습니다. 거짓말하는 자는 성공하는데, 진실한 자는 손해 봅니다. 부정한 방법을 쓰는 자는 부유해지는데, 정직한 자는 가난합니다.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내가 바보 같은 건가?" 하는 자괴감이 밀려옵니다. "차라리 나도..." 하는 유혹이 속삭입니다. 근심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시편 기자는 근심이 많다는 것이 의롭고 정직한 삶을 포기하는 핑계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왜일까요? 복수하시는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표현이 불편하신가요? '복수'라는 단어가 거슬리시나요? 하지만 이것은 사적인 앙갚음이나 감정적인 보복이 아닙니다. 이것은 정의로우신 하나님께서 모든 불의를 바로잡으신다는 선포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악한 자와 악한 행위를 정확히 보고 계십니다. 들으시고 계십니다. 기억하고 계십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저지른 그 모든 악을 하나님은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물으시며, 그 악함을 벌하셔서, 그들을 없애 버리실 것"입니다.
이런 확신이 있기에 시편 기자는 근심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는 기쁨의 반석 위에 섰습니다. 흔들리는 감정의 모래 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라는 견고한 반석 위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찬양하며 기도했습니다. "복수하시는 주님, 일어나시어 저들에게 마땅한 벌을 내리소서!" 이것은 증오의 기도가 아닙니다. 이것은 정의를 향한 갈망입니다. 이것은 억울함의 절규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에 대한 신뢰입니다.
우리도 근심이 많습니다. 부조리한 세상에서, 불의가 판치는 사회에서, 악인이 형통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혼란스럽습니다. 마음이 복잡합니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갚아 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십시오. 내가 당한 억울함을 보고 계시는 하나님을 기억하십시오. 내가 참아온 불의를 듣고 계시는 하나님을 기억하십시오. 내가 흘린 눈물을 기억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십시오.
그분은 반드시 정의를 실현하십니다. 반드시 악을 심판하십니다. 반드시 의인을 변호하십니다.
그러므로 근심이 많다고 해서 의로운 길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그 근심 위에, 하나님의 정의라는 반석을 놓으십시오. 복수하시는 주님, 갚아 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일어서십시오.
당신의 정직함이 헛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믿음이 바보 같은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선함이 손해 보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보고 계십니다. 하나님이 기억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이 반드시 갚아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근심이 많은 오늘도, 기쁨의 반석 위에 서십시오. 그리고 찬양하십시오. 기도하십시오. "복수하시는 주님, 일어나소서. 정의를 실현하소서." 이것이 근심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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