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식의 깨어남은 은혜의 선물입니다. 그것은 마치 깊은 잠에서 눈을 떠 아침 햇살을 마주하는 것처럼, 주님의 임재 안에서 자신의 영혼이 다시 살아나는 체험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깨어남이 영혼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깨어난 이후의 여정은 오히려 더 치열하고, 더 험난하며, 더 깊은 결단을 요구합니다. 신앙은 깨어남 그 자체보다 그 깨어남을 지속하는 싸움, 그리고 그 싸움 속에서 주님을 놓치지 않는 삶의 태도에 있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은혜 가운데 주님을 만난 후, 선하고 의로운 결심을 합니다. “이제는 말씀에 순종하며 살겠다”, “이제는 가족을 더욱 사랑하겠다”, “이제는 내 안의 습관적 죄와 싸워보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거룩한 소원은 흔히 열매를 맺지 못하고 시들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일까요?
어떤 이는 자신의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고 말합니다. 또 어떤 이는 환경이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더 깊은 원인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악한 영들의 간섭과 방해, 곧 실제적인 영적 전쟁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한 아버지가 첫째 아이를 더 사랑하리라 결심했습니다. 그 결심은 진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결심을 한 날부터 첫째 아이는 유난히 속을 썩입니다. 마음을 다잡고 다정하게 대하려 할수록, 아이는 더 반항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의 의식과 결단은 영적인 흐름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결단이 선하고 아름다울수록 그것을 무너뜨리려는 반작용도 함께 일어납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 (에베소서 6:12)
주님의 뜻에 반응하고자 할 때마다, 그에 대항하는 반작용이 일어나는 것은 영적 세계의 법칙입니다. 그것은 밀물과 썰물이 존재하듯, 선한 의지가 솟아오르면 반대로 악한 의지의 흐름도 동시에 들이닥치는 법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온 결심은 반드시 영적인 시험과 방해를 동반합니다. 은혜를 받은 자가 조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마치 예배에서 감동을 받고 돌아온 직후에 뜻밖의 분노, 유혹, 낙심이 들이닥치는 것처럼 말입니다.
영적 전쟁은 실제이며,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런 흐름을 모른 채 살아간다면, 선한 결심은 금세 헛된 다짐으로 끝나버립니다. 아무 준비 없이 전쟁터에 나간 병사가 패배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기 없이 내몰린 자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가진 자들이며, 성령의 검과 믿음의 방패로 무장할 수 있는 자들입니다.
따라서 선한 결심은 단지 감정의 반응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깨어 있는 의식, 지속적인 주님을 향한 주시(注視) 속에서 보존되어야 합니다. “나는 끝까지 이 사람을 사랑하리라”는 결심은, 그 사람이 나를 불쾌하게 대할 때 오히려 더 의식적으로 붙들어야 할 고백입니다. 내가 품은 그 결심은 단순한 나의 생각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온 사명이라는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습관적인 죄, 중독적인 욕구와 싸우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의 의지로 시작된 결심은 영적 깨어있음과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금세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유혹이 올 때, 망설이지 않고 예수의 이름으로 그 생각을 꾸짖고 대적해야 합니다. 처음엔 어렵지만, 반복된 승리 가운데 점차 우리의 내면은 주님의 사람으로 체질화됩니다.
두려워 마십시오. 우리 대장은 주님이십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싸움의 결과가 불확실한 전쟁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기신 주님과 함께 걷는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대장은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그분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와 함께 하는 이가 그들의 세력보다 많고, 우리와 함께 하는 이의 능력이 마귀의 세력보다 강하다.”
주님의 사람은 눈에 보이는 대적만 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영계의 흐름을 이해하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주의 깊게 감지하며, 믿음으로 준비된 자입니다. 그는 전신갑주를 입고, 마음의 결심을 붙들며, 주의 이름으로 어둠을 대적하는 깨어 있는 영혼입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에 주님을 향한 결심이 있다면 그것은 축복입니다. 그러나 그 결심이 열매 맺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방해하는 세력은 실재합니다. 그러나 더 강하신 분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당신의 깨어남을 사수하십시오. 그 깨어남을 의식 속에 고정시키십시오. 생각이 흔들릴 때, 유혹이 몰아칠 때, 감정이 무너질 때…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믿음의 결단을 다시 붙드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예수의 이름으로 외치십시오. "나는 승리할 것이다. 주님이 나의 대장이시기 때문이다."
"그런즉 깨어 있어 기도하라 이는 시험에 들지 않게 하려 함이니라" (마 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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