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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완성되지 않은 것을 공개하지 마라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3.

우리는 흔히 어떤 일을 시작하면, 그 미흡한 과정조차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어지는 충동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 혹은 조언을 듣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때로는 아직 덜 익은 것들을 너무 일찍 내보임으로써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처음에는 원래 형태를 갖추지 못합니다. 흙덩이 같은 초벌 그릇, 선 하나가 덜어진 스케치, 반죽 상태의 빵, 거친 원고… 모두는 ‘시작’이라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하지만 시작은 언제나 투박하고 불완전합니다. 문제는 그 불완전함을 본 사람에게는 그 인상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나중에 완성도가 높아져도, 처음 본 미완의 모습이 기억의 가장 깊은 자리에 자리 잡아 완성본을 온전히 바라보는 눈을 흐리게 합니다.

요리를 생각해보십시오. 아무리 훌륭한 음식을 만드는 셰프라 해도, 그 조리 과정을 바로 앞에서 본다면 식욕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생고기, 다듬기 전의 재료들, 불규칙한 손놀림 속에 흩어져 있는 중간 재료들… 이것은 음식의 ‘완성’과는 전혀 다른 인상입니다. 우리가 식당에서 요리를 맛있게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오직 완성된 형태만 보기 때문입니다. 조리 과정은 음식의 아름다움을 방해하는 그림자 같은 것입니다.

예술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거장일수록 작품의 시작 단계, 혹은 스케치 단계를 남에게 거의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부끄러워서가 아닙니다. ‘미완성의 인상이 감상에 남아 작품의 깊이를 왜곡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작품이 스스로의 생명을 완전히 갖추기까지 묵묵히 기다립니다. 흙이 빚어지고, 색이 쌓이고, 선이 자리 잡고, 음악의 음표가 제자리를 찾아갈 때까지, 그 모든 과정은 감춰진 채 조용히 익어갑니다.

자연도 같은 교훈을 줍니다. 꽃은 봉오리로 있을 때 자신을 세상에 내놓지 않습니다. 제 시간이 오기 전까지는 철저히 자신을 가리고, 필요한 온기와 수분을 모으며, 내부에서 조용히 생명을 완성해 갑니다. 열매 역시 그렇습니다. 푸른빛을 띤 덜 익은 과일은 새에게도 외면당합니다. 자연은 ‘때가 차기 전’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아직 미완성인 계획,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 형태를 갖추지 못한 글, 준비되지 않은 마음… 이런 것들을 너무 빨리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상대는 완성본이 아닌 ‘중간 단계의 인상’으로 우리의 능력을 판단하게 됩니다. 때로는 비판이 생기고, 때로는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며, 때로는 스스로도 흔들리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에서 무르익는 시간입니다. 과정은 외부의 시선 없이 조용히 흐를 때 더 깊어지고 단단해집니다. 너무 빨리 세상에 내놓지 마십시오. 아직 덜 익은 자신, 덜 준비된 작품, 덜 완성된 생각을 드러내는 것은 때로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입니다.

꽃이 피는 데도 때가 있고, 과일이 익는 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작품도, 일도,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에는 익어가는 시간이 있으며, 그 시간이 채워졌을 때 비로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세상 앞에 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말해보십시오. “아직은 때가 아니다. 더 익어가게 두자." 그리고 진짜 빛날 때, 조용히 하나씩 꺼내어 세상과 나누십시오. 그때 사람들은 비로소 우리가 얼마나 오래, 깊이, 성실하게 준비해 왔는지를 알아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