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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경 말씀

자신을 포기할 때 임하시는 성령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8. 4.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으나 후에는 따라오리라"(요 13:36)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 “나를 따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처음은 갈릴리 바닷가에서였습니다.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 4:19) 이때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감동적이고도 위대한 헌신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따름은 주님의 십자가를 아직 알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신뢰한 따름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보다 자신의 용기를 믿었습니다. “주여,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마 26:35)

그러나 그 결심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사람들의 눈초리 앞에서, 베드로는 저주하며 예수님을 부인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마 26:74) 그의 헌신은 산산이 부서졌고, 그는 통곡하며 밖으로 나갔습니다. 자신의 열심과 결단이 얼마나 무력한지 깨닫는 순간, 베드로는 비로소 ‘자기 자신’을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령은 ‘
자신을 포기한 자’에게 임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숨을 내쉬며 말씀하십니다. “성령을 받으라.” (요 20:22) 주님께서 숨을 내쉬셨다는 것은 창세기의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이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시니 생령이 되니라.”(창 2:7) 창조의 숨결과 부활의 숨결은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입니다. 죽은 자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행위입니다.

하지만 그 숨결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는 누구입니까? 베드로처럼 자신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은 자, 자신의 헌신과 결심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는 자입니다. 그렇게 베드로는 자아의 무너짐을 통해 비로소 성령이 임하실 자리가 생기게 되었고, 오순절 성령 강림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성령을 받으라’는 말씀은 명령이자 선물입니다. 예수님은 부활 후 베드로에게 다시 “나를 따르라.” (요 21:19)고 말씀하십니다. 이 두 번째 부르심은 처음과 다릅니다. 이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네가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띠 띠고 다녔으나, 늙어서는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가리라.”(요 21:18)는 말씀을 하십니다. 처음 부르심은 자아가 여전히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계획과 희망을 가지고 따랐던 부르심이었다면, 이제의 부르심은 ‘죽음의 길’로의 초대입니다. 자신의 뜻이 아닌 주님의 인도하심에 자신을 맡기는 삶, 곧 자기 포기의 삶입니다.

성령은 그런 자에게 임하십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할 때, 주님은 우리를 새롭게 창조하십니다. 우리의 계획, 우리의 결단, 우리의 헌신은 다 무너질지라도, 주님은 다시 숨을 불어넣으십니다. 성령을 통해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우십니다.

신앙의 여정은 점점 더 자신을 포기하는 여정입니다. 처음엔 내가 주님을 선택하는 것 같지만, 결국엔 나를 부수고 죽이시는 주님의 선택만이 남습니다. ‘
’는 사라지고, 오직 그리스도만 보일 때, 우리는 진정 성령 충만한 사람이 됩니다. “성령을 받으라.” 이 말씀은 오늘도 우리를 향한 주님의 초청입니다.
자신을 포기하고, 주님을 받아들이십시오. 그때 우리 안에, 진정한 부활의 생명과 능력이 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