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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할머니의 피자 - 사랑이 구워낸 생명의 음식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9. 22.

사랑에는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있습니다. 때로는 의학도, 물질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도 뛰어넘는 힘 말입니다. 제 어머니는 위암 진단을 받고 힘겨운 항암 치료를 견디고 계십니다. 고통과 피곤, 몸의 쇠약함은 쉽게 사람을 주저앉게 만들지만, 어머니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곱 살 된 손녀, 제 딸이었습니다.

손녀의 생일이 다가오자, 어머니는 특별한 결심을 하셨습니다. 그동안 해보지 않으셨던 피자 만들기에 직접 도전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옆에서 며느리인 아내가
“제가 도와드릴게요” 하고 나섰지만, 어머니는 고개를 저으셨습니다. "내 손녀 생일인데 내가 직접 해야지." 그 고집은 사랑의 고집이었고, 어머니의 온 힘을 다한 섬김이었습니다.

저는 회사의 업무 때문에 약속된 시간에 늦고 말았습니다. 서둘러 집에 도착했을 때, 식사는 거의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서운한 마음이 뒤섞여, 저는 어머니께 왜 조금 더 기다리지 않으셨냐며 투덜거렸습니다. 그리고 식탁에 남아 있던 마지막 피자 한 조각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뭔가 낯선 맛이 느껴졌습니다. 제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자 아내와 딸은 동시에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주방에서 화채를 들고 나오신 어머니께서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손녀가 피자를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몰라. 아범이 조금만 늦었으면 한쪽도 못 먹었을걸.”

순간, 제 눈에는 피자 위에 녹아든 사랑이 보였습니다. 그 맛은 단순한 음식의 맛이 아니었습니다. 항암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손녀를 위해 반죽하고, 굽고, 또 굽던 어머니의 손길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한 조각은 세상 어떤 레스토랑의 피자보다 값지고, 세상 어떤 보약보다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딸이 제 얼굴을 보며 미소 지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피자의 맛이 아니라, 사랑의 맛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행복한 가족들은 서로 닮은 데가 있다. 그러나 모든 불행한 가족은 그 자신의 독특한 방법으로 불행하다.”

행복한 가족이 닮은 점은 바로 사랑입니다. 서로를 위하여 힘을 다해 주고, 때로는 몸이 무너져도 마음을 내어주는 사랑이 행복의 공통분모입니다. 어머니의 피자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사랑이 구워낸 생명의 빵이었습니다.

사랑은 어떤 약보다 강하고, 어떤 음식보다 달콤합니다. 사랑은 무너진 몸을 다시 세우고, 지친 영혼을 일으키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고난과 병마 속에서도 여전히 웃을 수 있고, 여전히 감사할 수 있으며, 여전히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이 사랑입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사회 속에서 사랑은 모든 벽을 허무는 힘이 됩니다. 어머니의 피자처럼, 서툴고 투박해도 사랑이 담긴 섬김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을 줍니다.

사랑은 맛으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마음에 남습니다. 그날 어머니가 구워주신 피자처럼, 우리의 삶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사랑으로 구워져 남기를 바랍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나 …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고린도전서 13:4~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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