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종종 사람들 사이에서 묘한 끌림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 곁에서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굳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함께 있고 싶어집니다. 반대로, 어떤 이와는 짧은 시간만 있어도 긴장되고, 서둘러 자리를 피하고 싶어집니다. 그 차이는 바로 마음이 열려 있는가, 닫혀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은 다른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압니다. 자신의 생각만을 앞세우지 않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씁니다.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구나”라는 따뜻한 위로를 줍니다. 그 곁에 있으면 위축되지 않고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억지로 자신을 꾸미지 않아도, 억지로 무언가를 주려 하지 않아도, 이미 그 존재 자체가 쉼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반대로, 마음이 굳고 닫혀 있는 사람은 자기 주관과 고집에 갇혀 있습니다. 늘 자기 생각이 옳다고 여겨 타인의 말을 흘려듣거나 무시합니다. 그 곁에서는 자유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벽이 쌓이기에 사람들은 자연스레 멀어집니다. 마음의 울타리 안에 혼자 갇혀 있으면서도 정작 외로움을 호소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마 11:2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마음은 열려 있었습니다. 죄인들과 세리, 병든 자와 가난한 자들이 그분 곁에 머물고 싶어 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주님은 사람들의 아픔을 묵묵히 들어주셨고, 그들의 연약함을 정죄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품어주셨습니다. 그래서 누구든 그분 앞에서는 자유롭게 눈물을 흘리고 마음을 내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열린다는 것은 곧 겸손을 의미합니다. 자신을 높이지 않고 낮추는 사람, 자기의 의를 주장하기보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그래서 저 광활한 평지처럼 누구나 와서 머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들판의 들꽃들이 각기 색깔과 모양이 달라도 서로 시기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듯, 열린 마음은 다양성을 품고 갈등 대신 평화를 낳습니다.
마음을 여는 것은 약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강한 힘입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울타리를 허물 때, 더 이상 시비와 다툼이 들어올 자리가 없습니다. 그 마음은 자유롭고, 흔들리지 않으며, 누가 와도 품을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집니다.
그러므로 진정 강해지고 싶다면, 자유인이 되고 싶다면, 먼저 마음을 열고 자신을 낮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열 줄 아는 사람 곁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머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을 가진 자 곁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또한 머문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약 4:6)는 약속처럼, 낮아진 마음, 열린 마음은 곧 하나님의 은혜가 거하는 거룩한 들판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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