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늘 사람들 속에 있었습니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고, 퇴근 후에도 혼자 집에 있는 날이 드물었습니다. SNS에는 늘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왔고, 주변 사람들은 그를 사교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가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불이 꺼진 방에 들어서는 순간 느끼는 깊은 공허함을 말입니다. 혼자 침대에 누우면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았습니다. 특별히 부족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직장도 있었고, 친구도 있었고, 먹고사는 데 큰 문제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설명하기 어려운 허전함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마치 스마트폰 배터리가 20%밖에 남지 않은 상태로 하루 종일 살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무언가가 부족했습니다. 그 부족함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채우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퇴근 후 집으로 곧장 가기보다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오늘 한잔할까?" 한 번 두 번 시작한 술자리는 점점 습관이 되었습니다. 술을 마시는 순간만큼은 허전함이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과 웃고 떠들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면 잠시나마 외로움과 공허함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즐거운 노래보다 슬픈 노래가 더 좋았습니다. 이별 노래, 외로운 노래, 인생의 허무함을 노래하는 곡들이 유독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사실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치유되지 않은 상처와 우울함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술이 진짜 해결책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술을 마실수록 삶은 더 흐트러졌습니다.
어느 날은 술집에 들어간 기억은 있는데 집에 온 기억이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면 머리는 깨질 듯 아프고, 휴대전화에는 기억나지 않는 통화 기록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후회했습니다. "또 그랬네." "왜 나는 이 모양일까?" "이번에는 정말 술을 줄여야지." 그러나 며칠이 지나면 같은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술은 공허함을 없애 주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잠시 덮어둘 뿐이었습니다. 마치 방 안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았습니다. 냄새는 잠시 가려지지만 쓰레기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그는 문제는 술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속에 쌓인 스트레스와 분노, 외로움, 상처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고, 술은 그것을 잠시 잊게 해주는 마취제에 불과했습니다. 변화는 의외로 조용히 시작되었습니다.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그는 낯선 도시에서 혼자 지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외로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마음이 점점 차분해졌습니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았고, 술자리에 가지 않아도 허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잠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5분도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눈을 감으면 온갖 생각들이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말이면 가까운 산을 걸었고, 때로는 냇가에 앉아 흐르는 물소리를 들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심심하다고 느꼈을 시간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시간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먼지가 쌓인 창문을 닦아내듯, 그의 마음도 조금씩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술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시고 싶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술집 간판만 봐도 들어가고 싶었는데, 이제는 아무런 충동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허전함도 함께 사라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는 그제야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공허함과 허전함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어야 하듯이, 마음이 아플 때는 마음을 돌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마음의 허기를 음식이나 술, 쇼핑, 게임, SNS, 연애 같은 것으로 채우려 합니다. 잠시는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갈증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젊은이들이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어도 허전하고, 사람들과 끊임없이 연락해도 외롭고, 새로운 물건을 사도 만족감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마음이 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밖에서 무언가를 더 채워 넣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 쌓인 상처와 스트레스를 비워내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 청년은 이제 자신을 괴롭혔던 허전함은 인생의 본래 모습이 아니었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은 치유되지 못한 마음이 만들어낸 그림자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평온해지자 그림자는 안개처럼 사라졌습니다.
그는 더 이상 술에 기대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의존해서 공허함을 채우려 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맑은 정신으로 하루를 살아갑니다. 지금도 가끔 과거를 떠올리면 놀랍니다. "정말 많이 변했구나." 그 변화는 거창한 성공이나 특별한 사건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법을 배우고, 조용히 치유의 시간을 쌓아간 결과였습니다. 어쩌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공부는 세상을 이기는 법이 아니라, 자기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법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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