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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1455

민수기 - 구름과 불의 인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리는 삶 "곧 그들이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진을 치며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진하고 또 모세를 통하여 이르신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여호와의 직임을 지켰더라"(민수기 9:23)사막을 걸어본 사람은 낮의 열기가 얼마나 혹독한지, 그리고 밤이 되면 그 열기가 얼마나 빠르게 사라지는지를 압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걸었던 시나이 광야는 낮 기온이 40도를 훌쩍 넘고, 밤이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극단의 땅이었습니다. 그 황량한 땅 한가운데, 방금 완성된 성막 위로 구름이 내려앉았습니다. 그리고 해가 지자 그 구름은 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 수백만 명이 그 빛을 바라보며 잠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단순히 날씨의 도움이나 자연현상으로 읽는다면, 우리는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물면 .. 2026. 2. 26.
행복을 찾아서 어느 이른 아침에 소녀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습니다. 창밖으로 새소리가 들렸고, 이불 속에서 그녀는 무심코 크게 숨을 들이켰습니다. 그러다 문득 멈칫했습니다. 지금 이 숨이, 얼마나 당연하게 느껴지는가?폐 속으로 공기가 들어오는 그 감각을 그녀는 태어나서 얼마나 의식하며 살았을까? 하루에 이만 번 넘게 숨을 쉬면서도, 그 단 한 번에도 감사한 적이 없었습니다. 숨이 막히거나 가빠질 때만, 그제야 우리는 숨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습니다. 고통이 먼저 찾아와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 그날 아침 그녀를 오래 붙잡아 두었습니다.사랑도 그랬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산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큰 수술을 받았고, 아내는 병원 복도 의자에 앉아 수술실 불이 꺼지기를 기다렸.. 2026. 2. 26.
치유의 말 - 가장 좋은 선물 "선한 말은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느니라"(잠언 16:24)어느 가을 오후, 오랜 친구에게서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요즘 좀 어때?" 단 다섯 글자였지만, 그날 하루 종일 무거운 마음을 안고 살던 저는 그 짧은 물음 하나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말이란 참 신기한 것입니다. 길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마음을 담으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기적처럼 닿습니다.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습니다. 구슬이 아무리 많아도 실에 꿰지 않으면 흩어져버리듯, 우리가 매일 쏟아내는 수많은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말은 흩어지고, 어떤 말은 상처가 되고, 또 어떤 말은 오래도록 누군가의 가슴속에 남아 빛을 냅니다. 그 차이는 말의 양이 아니라, 그 말을 건네는 마음의 결에 있습.. 2026. 2. 26.
아픔을 위로하는 기도 병원 복도의 형광등 불빛이 지나치게 밝고, 소독약 냄새는 코를 찌릅니다. 한 여성이 그 복도를 걸으며 손에 든 과일 바구니가 갑자기 너무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오랫동안 투병 중인 친구의 병실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하기까지 한참이 걸렸습니다.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친구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수척해진 얼굴, 팔에 꽂힌 링거 줄, 그녀는 억지로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얼굴색이 훨씬 나아 보여." 거짓말이었습니다. 친구는 그걸 알았을 것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그녀는 어색함을 메우려 쉬지 않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병원 밖 날씨 이야기, 공통으로 아는 지인의 근황, 별 의미 없는 농담들,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그녀는 창에 이마를 기댄 채 생각했습니다. '나.. 2026.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