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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헤의 글12

고통 속의 절실함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합니다. 마음의 괴로움, 내적인 고난은 몸의 병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고통이 사라지기를, 그 고통의 원인이 빨리 제거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어떤 수도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전혀 다른 길을 보여줍니다.어느 날, 한 제자가 잘못된 유혹에 빠져 깊은 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은 제자를 불쌍히 여겨 말했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청하여 이 싸움이 네게서 멀어지도록 해 주겠다." 그러나 제자는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스승님, 저는 지금 고통 속에 있음을 잘 압니다. 그러나 이 고통으로 인해 제 안에서 하나님을 더 절실히 찾게 됨도 느낍니다. 그러니 이 고통을 없애달라고 하지 마시고, 다만 제가 견.. 2025. 9. 25.
하나님의 뜻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태복음 6:10)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은 신앙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이자, 동시에 가장 큰 질문입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 선택 속에서 “과연 이것이 하나님의 뜻일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하나님의 뜻은 특별한 암호나 숨겨진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성경을 임의로 펼쳐 눈에 들어오는 구절을 붙잡기도 하고, 혹은 우연한 사건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뜻을 그렇게 임의적이고 불확실한 방법으로 찾으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성경은 먼저 하나님의 뜻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인간이 감히 간섭할 수 없는 주권적인 뜻입니다. 하나님.. 2025. 9. 25.
운둔하고, 침묵하고, 기도하라 아르센 교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는 궁궐에서 존귀하게 살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화려함 속에서 마음이 불안했고, 주님께 "구원의 길을 보여 주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때 들려온 하나님의 음성은 너무나 단순했습니다. “아르센아, 사람들을 피해라. 그러면 네가 구원을 얻으리라.” 이 말씀은 그가 기대했던 화려한 계시나 신비로운 체험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고독, 침묵, 기도로 나아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요청이었습니다.세상은 언제나 소란스럽습니다. 많은 목소리가 우리 귀를 스쳐 지나갑니다. 사람들의 말, 세상의 평가, 미디어의 끊임없는 소식들 속에서 우리는 쉽게 중심을 잃어버립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르센 교부에게 "피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단순히 사람을 싫어하고 거리를 .. 2025. 9. 24.
어떻게 배울 것인가 한 사람이 현자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스승을 모셨기에 후계자가 될 수 있었습니까?”현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스승은 그저 자신이 가르치고자 하는 바를 가르쳐 주셨고, 나는 그것을 배우려 했을 뿐이네. 스승께서 늘 말씀하시기를, ‘나는 제자들을 다 똑같이 가르칠 수 없다. 어떤 제자는 묻기만 하고, 어떤 제자는 면담만 청하고, 어떤 제자는 자기 이론을 세우기에만 바쁘다. 그런 제자들은 결국 자기 아는 것만 되풀이해서 배우는 데 그칠 뿐이다’라고 하셨지. 그래서 나는 스승께 이렇게 말씀드렸네. ‘스승님, 제게 가르쳐주실 수 있는 바를 가르쳐 주시고, 제가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도 일러 주십시오.’ 그 겸손한 자세가 내가 후계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라네.” 이 짧은 대화 속에는 배움의 본질이 담겨.. 2025.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