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린 구멍, 영적 문지방 – 죄의 시작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의 몸에는 다섯 가지 뚫린 구멍이 있습니다. 눈, 귀, 코, 입,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반응하는 감각의 통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단순한 구멍들이 인간의 죄의 출발점이라는 고백은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뚫린 구멍’이란 표현은 육체적 기관을 말하지만, 실은 그보다 더 깊은 내면의 문지방을 가리킵니다.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들리는 것 이면에 작동하는, 냄새 맡고 말하는 욕망의 자리를 말입니다.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라스콜리니코프가 저지른 살인은, 단지 도끼질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먼저 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가난과 불의, 그리고 약자에 대한 연민과 엘리트적 오만이 뒤섞인 시선, 그 눈에서 죄는 싹을 틔웠습니다. 귀는 세상의 혼탁한 논리를 들었습니다. "강자는 약자를 제거할..
2025.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