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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이야기54

비유로 말씀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느림의 훈련 “예수께서 이 모든 것을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 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니”(마태복음 13:34)예수님께서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복음서를 읽다 보면, 주님의 가르침은 언제나 이야기이고, 상징이며, 일상의 언어를 빌린 비유였습니다. 성경 전체를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은 단순한 교리서가 아니라, 수많은 비유와 상징, 그리고 해석을 요구하는 이야기로 가득 찬 책입니다. 특히 예언서에 이르면, 오늘날까지도 그 의미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징과 환상이 끊임없이 등장합니다.주님은 제자들에게는 비유의 뜻을 설명해 주셨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 의미를 즉각적으로 풀어 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듣는 자는 들으라 하셨고, 깨닫는 자는 깨닫게 하셨습니다. 이는 .. 2025. 12. 26.
손으로 지은 것을 허물 때, 손으로 짓지 않은 집이 세워집니다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짓지 아니한 영원한 집이 하늘에 있는 줄 우리가 아느니라.”(고린도후서 5:1)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직전, 유대 지도자들은 그분을 고소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사람이 말하기를 ‘내가 하나님의 성전을 헐고 사흘 만에 다시 지을 수 있다’ 하였다.” 그들은 이 말이 신성모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성전은 돌로 지은 예루살렘 성전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의 몸, 더 나아가 장차 성령 안에서 세워질 새로운 하나님의 처소를 가리키는 말씀이었습니다.마가복음은 이 말씀을 조금 더 분명하게 전합니다. “사람의 손으로 지은 이 성전을 헐고, 손으로 짓지 않은 다른 성전을 사흘 만에 세우겠다.” 여기.. 2025. 12. 26.
소유가 아니라 몰입에서 오는 행복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태복음 16:25)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가지면, 조금만 더 이루면, 그때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더 나은 환경, 더 많은 재산, 더 많은 선택지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 것이라 믿습니다. 실제로 무엇인가를 얻기 시작할 때, 잠시 마음이 설레고 기대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소유는 늘 더 많은 소유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삶은 때로 전혀 다른 방향에서 진실을 가르쳐 줍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오히려 사람은 진정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교통사고로 외모와 신체의 자유를 잃은 이지선 자매의 이야기는 우리.. 2025. 12. 26.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말 앞에서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하라.”(고린도전서 14:40)우리는 종종 설교나 신앙 담론 속에서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말을 듣습니다. 이 말은 언제나 선하고 순수한 이상처럼 들립니다. 마치 초대교회는 아무런 혼란도, 오류도, 왜곡도 없이 완벽한 신앙 공동체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면, 초대교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정제되고 질서 잡힌 공동체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혼란과 실험, 열광과 좌절이 뒤섞인 하나의 거대한 신앙 실험실에 가까웠습니다.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이후 해방을 맞았을 때를 떠올려 보십시오. 자유는 주어졌지만 질서는 즉시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혼란 속에서 전쟁이 일어났고, 부정부패와 이념 갈등은 오랫동안 상처로 남았습니다. 새로운 체제.. 2025.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