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한복음 말씀 묵상65

하나님 백성 되어지기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요한복음 13:8)언어에는 때로 의도적인 어색함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 백성 되기'라고 하면 문장은 매끄럽습니다. 그러나 그 매끄러움 속에 위험한 오해가 숨어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스스로의 결단과 노력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다는 뉘앙스가 담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굳이 어색한 수동형을 선택했습니다. '하나님 백성 되어지기'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능동적으로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붙들려 만들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13장은 바로 그 '되어지기'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예루살렘의 밤은 유독 고요했습니다. 유월절이 코앞이었습니다. 성 안 곳곳에는 어린양의 피 냄새와 .. 2026. 4. 28.
버려짐 속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영광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요한복음 12:32)어느 늦가을 오후, 한 노인이 병원 복도 끝 벤치에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손에는 진단서 한 장이 들려 있었고, 그 종이에는 그가 평생 두려워하던 단어가 적혀 있었습니다. 복도 저편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주히 오가고, 링거 줄을 단 환자들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동안, 그 노인만이 마치 시간 밖으로 밀려난 사람처럼 그 자리에 굳어 있었습니다. 그는 평생 교회에 다녔습니다. 헌금도 빠지지 않았고 봉사도 열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가 느끼는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다.' 그 느낌이 틀린 것일까요?우리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세상에서 태어났습니다. 학교에서 우리는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했고, 직장.. 2026. 4. 21.
왜 하나님은 빛을 숨기셨는가? “너희에게 아직 빛이 있을 동안에 빛을 믿으라 그리하면 빛의 아들이 되리라 하시고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떠나가서 숨으시니라”(요한복음 12:36)어느 날 한 남자가 병원을 찾았습니다. 수년째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증세가 있었지만, 그는 스스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약국에서 소화제며 영양제를 사 먹으며 버텼습니다. "나는 내 몸을 내가 가장 잘 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를 받아든 의사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이 상태로는 약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남자는 어리둥절했습니다. 고쳐주러 왔더니 왜 약을 못 주겠다는 겁니까? 의사가 설명했습니다. "지금 당신 심장 주변에 염증이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일반적인 강심제를 쓰면 오히려 심장이 더 빠르게 망가집니다. 먼저 염증을.. 2026. 4. 13.
밀알이 되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 "명절에 예배하러 올라온 사람 중에 헬라인 몇이 있는데, 저희가 갈릴리 벳새다 사람 빌립에게 가서 청하여 가로되 선생이여 우리가 예수를 뵈옵고자하나이다 하니, 빌립이 안드레에게 가서 말하고 안드레와 빌립이 예수께 가서 여짜온대,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인자의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요한복음 12:20~25)봄이 되면 농부는 손에 쥔 씨앗을 바라봅니다. 작고 단단한 그 알갱이 하나가 땅속에서 무슨 일을 겪어야 하는지 그는 압니다. 껍질이 터지고, 속살이 물러지고, 형.. 2026.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