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이 흐르면 자연히 도랑이 생긴다고 합니다. 억지로 땅을 파지 않아도, 물이 스스로 길을 찾아 흐르며 자리를 잡습니다. 이처럼 인생의 많은 일들도 억지로 밀어붙이기보다, 때가 무르익고 조건이 갖춰질 때 저절로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조급함에 이끌려 때를 기다리지 못합니다. 아직 준비되지 않은 마음으로 일을 추진하고, 아직 열매 맺을 때가 아닌데 결과를 기대하다가 실망하고 지쳐버립니다.
성경에서도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전도서 3: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신 질서 속에는 ‘때’라는 것이 있습니다. 봄에는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자라게 하시며, 가을에는 열매를 거두게 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겨울에 씨를 뿌리려 한다면 그것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일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싹은 트지 않습니다. 오히려 땅만 얼고 마음만 지쳐갑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때’를 아는 사람입니다. 그는 남보다 늦는다고 초조해하지 않고, 자신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자기 인생의 속도를 인정하고, 하나님께서 정하신 타이밍을 신뢰합니다. “자기를 아는 자는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말은 바로 이런 뜻입니다. 내게 주어진 환경과 한계를 깨달을 때, 비교와 시기의 마음이 사라집니다. 또한 “천명을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음을 아는 사람은 원망 대신 감사로 살아갑니다.
복과 화는 결국 내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감사할 줄 아는 마음에는 복이 싹트고, 불평과 탐욕이 자리 잡은 마음에서는 화가 자라납니다. 어떤 이는 큰 재산을 가지고도 늘 불안과 불만 속에 살고, 어떤 이는 가진 것이 적어도 평안과 만족 가운데 삽니다. 결국 진정한 부요함은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에 달려 있습니다.
병이 없는 것이 최고의 이익이라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육체의 질병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병, 곧 욕심과 비교, 시기와 조급함 같은 내면의 질병이 없는 것이 진정한 건강입니다. 세상의 유혹과 욕망은 끊임없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고요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다리는 사람은 세상 어떤 부자보다 평안합니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부자입니다. 비록 적은 것을 가지고 살아도,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고 감사하는 사람은 이미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또 고요함 속에 머무는 사람, 곧 바쁘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 앞에 잠잠히 세우는 사람은 세상 어떤 즐거움보다 깊은 평화를 맛봅니다.
물이 도랑을 스스로 만들어 흐르듯, 우리의 삶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하나님이 정하신 때를 기다리며, 오늘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기다림 속에서 마음의 병은 치유되고, 평안과 복이 싹트게 됩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시편 46:10) 이 말씀처럼, 고요함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믿음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큰 지혜이자 복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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