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관계 중 하나가 바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혼자 살도록 창조하지 않으시고, 사랑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도록 섭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부모와 자식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가운데 주어진 신비로운 인연입니다. 그 안에는 사랑을 배우고, 용서를 배우며,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가도록 하시는 깊은 영적 목적이 있습니다.
성경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12)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단순한 도덕 명령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상 모든 관계를 지탱하게 하신 영적 질서의 근본입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속에는 네 가지 깊은 의미의 인연이 숨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랑의 순환입니다. 어떤 자식은 부모에게 큰 기쁨이 되고, 부모를 섬기며 그들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이런 관계는 하나님의 은혜가 자녀를 통해 흘러가 부모에게 다시 돌아오는 은혜의 순환과 같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수고를 기억하고, 받은 사랑을 삶으로 갚으며,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부모에게 흘려보냅니다. 그는 가정 안에서 효를 실천할 뿐 아니라, 세상 속에서 정직하게 살고, 선을 행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그리하여 세상 사람들은 그 자녀의 삶을 보며 “그 부모가 참으로 복되다”고 말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효도이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삶입니다. “네 행위를 사람 앞에 비추게 하라. 그리하여 그들이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두 번째는 깨달음을 주시는 인연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부모와 자식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평생을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려 하지만, 자식은 그 마음을 몰라주고, 혹은 오히려 부모의 삶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관계는 하나님이 죄의 결과를 통해 우리에게 교훈을 주시고, 회개와 용서의 길로 이끄시는 섭리일 수 있습니다. 때로 자식의 불순종은 부모에게 교만을 깨닫게 하고, 자식의 방황은 부모로 하여금 하나님의 자비를 배우게 합니다. 하나님은 상처 속에서도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며, 그 관계를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용서가 무엇인지 가르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관계 속에서도 하늘을 원망하기보다, “주여, 이 관계를 통해 제 마음을 깨우시려는 뜻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고통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사람을 변화시키시는 구속의 손길을 경험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책임을 배우는 인연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수고 속에서 자라며 많은 것을 받습니다. 때로는 자녀가 부모를 기쁘게 하려 최선을 다하고, 그 사랑에 보답하려고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인생이 짧게 끝나거나, 건강이 무너지고, 혹은 사업이 실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은 이런 일들 속에서도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가 갚는다는 것은 단순히 물질이나 효도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빚을 사랑으로 되돌려드리는 삶의 태도입니다.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롬 13:8). 우리가 부모를 사랑함으로써, 하나님께 받은 은혜의 빚을 갚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연단을 통한 성숙입니다. 또 어떤 자녀는 부모의 희생과 헌신 속에서 자라지만, 결국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거나 집안을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왜 우리에게 이런 아들이, 이런 딸이 주어졌는가” 하고 괴로워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마저도 허락하십니다. 그 관계를 통해 우리가 사랑을 계산하지 않는 법, 기대 대신 기도를 선택하는 법,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법을 배우게 하십니다. 부모는 자녀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그 한계 속에서 하나님께 무릎을 꿇게 됩니다. 이것이 곧 영적 성숙의 자리요,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혜의 학교입니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단순히 피의 관계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하나님의 은혜, 교훈, 회개, 사랑, 용서, 그리고 믿음의 훈련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의 관계를 배우게 됩니다. 때로는 기쁨으로, 때로는 눈물로 그 관계를 살아가며, 결국 하나님께서 우리를 빚어 가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부모에게든 자식에게든 어떤 관계 속에 있다 할지라도, 그 인연을 “하나님께서 나를 거룩하게 하시기 위한 선물”로 받아들이십시오. 원망 대신 감사로, 미움 대신 용서로, 그분의 뜻 안에서 모든 인연을 거룩하게 하십시오. 그럴 때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단지 혈육의 인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영원을 향해 엮으신 사랑의 고리임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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