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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인간은 서로에게 다가가는 존재로 만들어졌다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9.

불이 모든 것을 삼켜버린 마을에는 재만이 남았습니다. 집이 무너지고, 추억이 타버렸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절망의 냄새가 진동하던 그곳에서, 마을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음식을 나눴고, 누군가는 눈물을 닦아주었으며,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그 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상실과 아픔이 깊을수록, 그들은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것은 누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것이었습니다.

얼마 후 마을에서는 소방관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한 작은 소풍이 열렸습니다. 불길 속에서 자신들의 생명을 내어준 이들을 향한 고마움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마을 사람 모두가 모였고, 웃음과 눈물, 안도의 한숨이 뒤섞인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연단에 오른 소방대장은 뜻밖의 말을 꺼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옛날에는 마을에 해를 입힌 자들을 울타리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다르게 해야 합니다. 이번 화재를 일으킨 소년들, 그들의 가족이 이곳을 떠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보내선 안 됩니다. 그들은 여전히 우리의 마을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이 울타리 안에서 함께 살아가길 원해야 합니다.”

순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곧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불로 집을 잃은 이들이 가장 먼저 손뼉을 쳤습니다. 그들은 가해자를 향한 분노보다, 다시 일어서야 할 공동체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울타리 안에 그들을 남기자”고, “그들도 우리와 함께 치유받아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연민과 용서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한 독자는 신문에 이렇게 썼습니다.
“이번 일은 우리 공동체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과거의 상처와 고통을 딛고, 우리는 젊은이들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희망의 증거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존재로 지으셨습니다. 하나님은 홀로 불길을 멈출 수도, 무너진 집을 다시 세울 수도, 죽은 자를 살릴 수도 있는 전능한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분은 인간이 직접 사랑하고, 용서하고, 다시 세우는 존재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세상을
“바르게” 만드는 대신, 우리를 통해 세상이 회복되도록 하십니다. 우리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절망 속에서도 손을 내밀며, “나는 너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도록 하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그렇게 창조하셨습니다. 서로에게 다가가는 존재로, 사랑을 나누는 존재로 말입니다.

성경 속 예언자 에스겔이 보았던
‘마른 뼈들이 살아나는 환상’을 떠올려 보십시오. 하나님께서 그 뼈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으셨을 때, 뼈들이 서로 맞물리고, 근육이 생기며, 사람의 형체를 이뤘습니다. 에스겔의 눈앞에서 “죽음의 공동체”“생명의 공동체”로 변했습니다. 그것은 단지 초자연적 기적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인간을 통해 그런 일을 이루십니다. 우리 안의 성령, 연민, 사랑의 에너지를 통해 서로를 살리십니다.

불타버린 마을의 사람들은 바로 그
‘마른 뼈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기를 선택했습니다. 그들의 용서와 연대는 하나님의 손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멀리서 번개를 치며 세상을 구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우리 마음 속의 따뜻한 불빛으로 세상을 다시 밝히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으시지만, 여전히 우리를 통해 일하시기를 선택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 대신 사랑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우리가 사랑하도록, 우리가 다가가도록 부르십니다. 사람이 사람을 이끌고, 사람이 사람을 세우며, 사람이 사람을 치유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일이며, 우리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이유입니다.

불길이 삼켜버린 마을이 다시 일어선 이유는 단순히 복구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향해 다가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상처 속에서도 손을 내밀고, 절망 속에서도 사랑을 선택하며, 무너진 곳에서도 다시 함께 일어서는 존재로 말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참된 모습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