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관한 간극 - 하나님을 구하는 기도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 6:33)

기도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호흡과도 같습니다. 기도가 단순히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영원한 세상을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입니다. 우리가 눈에 보이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배후에는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가 존재합니다. 기도는 그 두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이며, 그리스도인은 기도를 떠나서는 생명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도에 대해 누구나 마음속에 품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은 전능하신데 왜 우리의 기도를 필요로 하실까? 하나님은 전능하시기에 우리의 도움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으십니다. 그렇다면 왜 기도를 명령하실까요?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통해 당신과의 관계를 세우시기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교제하는 자녀로 두셨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이자, 그분을 의지한다는 고백입니다.

두 번째는 왜 열심히 기도해도 응답이 잘 오지 않을까? 많은 성도들이 낙심하는 지점입니다. 아무리 매달려도 응답이 지연될 때, 하나님께서 듣지 않으시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듭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간극"에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응답의 시점과 방법이 하나님의 뜻과 어긋나 있을 때, 기도는 더 깊은 자리로 우리를 이끕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문제 해결사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주시기 원하십니다. 응답의 지연은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도록 초청하는 신호입니다.

세 번째는 왜 기도가 지루하고 의무적인 행위가 될까? 기도가 단순히 "내 필요를 채우는 도구"로 전락할 때, 그것은 쉽게 지루해집니다. 그러나 기도의 본질은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하나님 자신을 구하지 않고 단지 필요한 것을 얻으려 한다면, 기도는 금세 권태로워집니다. 하지만 기도가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의 자리로 바뀔 때, 기도는 더 이상 짐이 아니라 기쁨이 됩니다.

기도의 목적은 하나님을 구하는 것입니다. 기도의 진짜 목적은 응답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만, 하나님은 기도를 통해 우리에게 당신 자신을 주시려 합니다. 다윗은 “여호와의 얼굴을 구하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무엇보다 하나님의 임재를 구했습니다. 에스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녀의 간구는 단순히 민족을 살려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왕 앞에 나아가는 용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결국 그녀의 응답은 왕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기도의 응답은 하나님과의 친밀함 속에서 주어집니다.

기도가 우리를 바꿉니다. 기도가 깊어질수록 우리의 초점이 바뀝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문제 해결을 위해 기도하지만, 점차 하나님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면 기도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나의 필요를 넘어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게 됩니다. 그때 주님은 약속하셨습니다.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결국 기도는 내가 하나님을 움직이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변화시키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 그분의 뜻에 동화될 때, 우리의 기도는 생명을 얻고 기쁨이 됩니다.

기도는 간극을 좁히는 과정입니다. 나의 뜻과 하나님의 뜻 사이, 나의 계획과 하나님의 계획 사이, 나의 갈망과 하나님의 마음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를 기도는 메워줍니다. 우리가 기도를 통해 점점 하나님 쪽으로 이동할 때, 기도는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됩니다.

기도를 의무로 여기지 말고, 응답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마십시오. 하나님 자신을 구하는 자리로 나아갈 때, 기도는 가장 큰 특권이요, 가장 깊은 친밀의 통로가 되는 것입니다.

“너희는 내 얼굴을 찾으라 하실 때에 내가 마음으로 주께 말하되 여호와여 내가 주의 얼굴을 찾으리이다 하였나이다.”(시편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