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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속으로

기도, 우리의 진짜 얼굴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9. 27.

"다니엘이 이 조서가 내려진 후에도 기도하기를 금하지 아니하고 전에 하던 것 같이 하루 세 번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의 하나님께 경배하였더라."(다니엘 6:10)

존 오웬은 목회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자리가 강단이나 교회가 아니라, 은밀한 자리에서 무릎 꿇고 하나님 앞에 서는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그의 진면목은 은밀한 가운데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느냐에 달렸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말은 목회자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사람은 어떤 활동을 하느냐, 얼마나 많은 사역을 하느냐가 아니라, 기도 중 하나님 앞에 어떻게 서 있느냐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기도는 단순히 무언가를 간구하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하고 동시에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게 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기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 훈련이 없을 때, 우리는 중요한 순간마다 여전히 자신의 시각과 감정에 따라 반응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안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의 생각을 따라 생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부활을
‘지식’으로 아는 것과 부활의 능력을 ‘체험’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위기의 순간, 내가 붙잡고 있는 신앙의 깊이는 그대로 드러나게 됩니다. 짐 와일드는 이것을 ‘정체성’이라고 불렀습니다. 사람은 위기 앞에서 갑자기 새로운 태도를 발휘하지 않습니다. 평소에 살아왔던 삶의 방향, 매일 쌓아온 습관이 본능적으로 튀어나올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기도로 이어오지 못한 사람은 위기의 때에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고, 일을 처리하려다가 오히려 관계를 깨뜨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늘 하나님 앞에 머물러 있던 사람은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께 받은 관점과 정체성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관계를 세워가고 공동체를 살려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위기에서 두 가지 반응 중 하나로 기울어집니다.
가해자의 반응: 남을 탓하고, 비난하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피해자의 반응: 자기 자책에 빠져 감정적으로 무너집니다.

그러나 건강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보호자’의 시각으로 반응합니다. 문제를 문제 자체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바라보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상황을 다룹니다. 이것은 우연히 생기지 않습니다. 오직 평소에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품을 때 흘러나오는 열매입니다. 결국 기도야말로 위기의 순간을 준비하는 가장 실제적인 훈련인 셈입니다.

팀 켈러는『기도』에서
“기도할 때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다. 다른 길로는 도달할 수 없는 차원의 자기인식에 이른다”고 말했습니다. 기도는 심리학적 분석이나 자기 객관화, 상담이나 강의를 넘어서는 차원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기도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 속에서 한없는 연약함을 깨닫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확신을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넘어져도 절망하지 않고, 잘될 때에도 교만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관계 그 자체로 기뻐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를 배워야 합니다. 제임스 패커는 기도를
“의무를 지나 기쁨에 이르는 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처음에는 ‘해야 할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 길을 통과하면 진정한 기쁨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기도하는 거룩한 습관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성경 지식이 많아도, 교리를 잘 알아도, 기도로 공급받는 생명력이 없다면 삶은 결국 힘을 잃고 맙니다. 위기의 순간 도약하지 못하고 추락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는 특별한 순간의 영감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평상시에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분의 관점을 품는 삶에서 흘러나옵니다. 그래서 존 오웬의 말처럼, 그의 진면목은 그의 기도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의 진짜 얼굴은 기도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오늘도 은밀한 자리에서 하나님 앞에 무릎 꿇을 때, 우리는 위기를 넘어서는 참된 정체성과 능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