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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기적을 바라되, 기적에 기대지 말라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2. 8.

사람은 누구나 기적을 바랍니다. 병상에 누워 있을 때,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아무리 노력해도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이번만은, 정말 이번만은 도와주세요.” 그 마음이 나쁘다고 말할 사람은 없습니다. 성경 역시 기적을 바라는 것 자체를 금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거기에는 분명한 경계선이 있습니다. 기적을 바라되, 기적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탈무드에 전해지는 조크 하나가 있습니다. “랍비가 바라던 것을 신이 이루면 기적이라 하고, 신이 바라던 것을 랍비가 이루면 그것이 진짜 기적이다.” 이 말은 웃음 섞인 풍자이지만, 유대인의 사고방식을 정확히 드러냅니다. 유대 사회에는 랍비를 높이는 격언만큼이나, 랍비를 조롱하는 속담도 많습니다.

겉으로는 경건하고 고상해 보이지만, 실제 삶에서는 욕심과 위선으로 가득 찬 종교 지도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대인은 종교적 외형이나 기적 이야기보다, 실제 삶에서 무엇을 하느냐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 어느 마을에 가난한 상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같이 “기적처럼 큰돈을 벌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장사를 배우려 하지 않았고, 물건을 정직하게 고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랍비를 찾아가 하소연했습니다. “저는 매일 기도하는데 왜 하나님은 제게 기적을 주시지 않으십니까?”

랍비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이미 네게 두 손과 두 발, 그리고 생각할 머리를 주셨다. 그것을 쓰지 않으면서 또 무엇을 달라는 말이냐.”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다는 점이 아닙니다. 이미 필요한 것은 주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상인은 기적을 기대의 형태로 소비하고 있었을 뿐, 자신의 삶을 움직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유대인들은 이런 태도를 매우 경계합니다. 그래서 “유대 민족은 기적을 믿지 않는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오해하기 쉽지만, 정확히 말하면 기적을 부정한다기보다, 기적에 인생을 맡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기적을 이야기로는 인정하지만, 삶의 토대는 언제나 현실적 책임 위에 둡니다. 실제로 유대 격언 중에는 이런 말도 있습니다. “비를 달라고 기도했다면, 우산을 들고 나가라.” 기도는 하되, 준비하지 않는 태도는 신앙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현대적인 예를 하나 더 들어보면, 어떤 학생이 시험을 앞두고 밤새도록 “합격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정작 공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잖아요.” 이때 탈무드적 사고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공부하지 않은 합격은 기적이 아니라 우연이고, 공부한 뒤 얻는 합격은 기적처럼 보이지만 책임의 결과다.” 유대 전통에서 말하는 ‘현실적인 태도’란 바로 이것입니다.

기도는 책임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기도는 행동을 면제해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도는 “네가 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탈무드에는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기적과 같은 행운을 바라며 기도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 행운을 기대하며 살아서는 안 된다." 기대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현재를 미룹니다. “언젠가 잘 되겠지.” “하나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지.” 이 말은 겉보기에는 신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책임을 미래로 떠넘기는 태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적을 바라되 의지하지 않는 사람은 이렇게 삽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합니다. 지금 감당해야 할 선택을 합니다.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되, 과정은 자기 몫으로 끌어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신앙일지도 모릅니다. 하늘만 바라보지 않고, 땅을 딛고 서서 하늘을 향해 걷는 삶, 기적을 기다리지 않기에, 매일의 성실함 자체가 기적이 되는 삶, 탈무드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너는 무엇을 바라느냐?” 그리고 동시에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바라기 전에, 먼저 살아라.” 기적은 우리가 붙잡는 지팡이가 아니라, 우리가 최선을 다해 걸어간 뒤에야 비로소 발견되는 흔적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기적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우연처럼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