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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나의 불행한 마음은 누구의 탓일까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1. 17.

사람들 가운데는 갈등이 생기는 순간 몸부터 굳어 버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불만을 표하거나 언성이 조금만 높아져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머릿속은 하얘집니다. 상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제가 잘못했어요”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옵니다. 사실을 차분히 따져 보면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데도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하는 편이 마음이 덜 아프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상대가 더 공격적으로 나올까 봐, 관계가 완전히 깨질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직장 회의 자리에서 있었던 장면입니다. 팀 프로젝트가 지연되었고, 상사는 이유를 묻습니다. 실제로는 여러 부서의 협조가 늦어졌고 본인의 책임은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입을 열지 못합니다. “제가 관리를 잘 못했습니다”라고 말해 버립니다. 회의는 빨리 끝나고, 겉보기에는 문제가 해결된 듯합니다. 그러나 회의실을 나오는 순간부터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억울함, 서운함, 분노가 말없이 안쪽으로 쌓입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갈등이 생길 때마다 늘 같은 방식으로 자신을 접어 버리면 문제가 생깁니다. 말하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마음속 깊은 곳에 눌린 채 저장됩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순하고 착한 사람이 한 번 화를 내면 무섭다”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 분노는 단순한 한 사건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 온 억울함과 침묵의 총합이기 때문입니다.

늘 자기 탓만 하며 살아온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방향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계속 참고 견디다 보면 마음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피해의식이 생깁니다. “왜 나만 이런 일을 당해야 하지?”, “사람들은 다 나를 무시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감정과 태도를 들여다보는 일은 피합니다. 아프고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사람은 아주 쉬운 길을 선택합니다. 남 탓입니다. 친구를 만나면 상사의 흉을 보고, 가족에게는 이웃 이야기를 늘어놓게 됩니다. 교회에서는 저 집사 이야기, 회사에서는 저 팀 이야기로 대화가 이어집니다. 누군가의 험담을 할 때 잠깐은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그 평안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험담이 잦아질수록 마음속 상처는 더 두껍게 쌓입니다. 그것은 치유가 아니라 마취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때입니다. 나이를 먹으면서도 내면을 성찰하지 않으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계를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모든 관계에서 상처를 주고받고, 사소한 말에도 크게 반응하며, 결국 모든 사람과 갈등을 일으키는 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멀어지고, “왜 다들 나를 힘들어할까?”라고 느끼는 순간, 사실은 내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방치된 문제가 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유독 내 곁을 떠나간다면, 관계 기술을 먼저 탓하기 전에 내 마음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갈등 앞에서 늘 도망치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늘 남을 비난함으로 나 자신을 보호하려 하고 있지는 않은가, 표면적인 문제인 말투, 태도, 상황에만 매달리고 마음의 뿌리를 보지 않는 것은 가장 쉬운 선택이지만, 동시에 가장 어리석은 길이기도 합니다.

마음을 돌보지 않으면 결국 혼자가 됩니다. 사람을 피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버거워지기 때문에 혼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 고독은 또 다른 불행의 씨앗이 됩니다. 그러므로 지금 멈춰 서서 질문해야 합니다. “이 불행한 마음은 정말 누구의 탓일까?” 그 질문은 남을 향할 때보다 나 자신을 향할 때 비로소 삶을 바꾸는 힘을 갖게 됩니다. 마음을 직면하는 용기는 아프지만, 그 용기만이 우리를 외로움에서, 반복되는 불행에서 건져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