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방울 하나에도 바다의 진실이 담겨 있듯, 인생의 한 순간에도 하나님의 깊은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잠언 27장 1절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이 말씀은 단순한 겸손의 훈계가 아니라, 인생이라는 존재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는 선언입니다. 우리는 흔히 내일을 당연하게 여기고, 미래를 우리가 설계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내일은 결코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연약한 인간의 손에 있지 않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조선의 태종이 한 날 우연히 들은 두 아전의 논쟁은 이 진리를 아주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한 사람은 부귀영화가 임금의 손에 달렸다고 믿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그것이 하늘, 곧 신의 뜻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사람의 말은 곧바로 현실에서 시험을 받았습니다. 태종은 이들의 대화를 시험해 보고자 한 아전(갑)에게 쪽지를 맡기며, 그것을 세종에게 전달하면 그 사람의 직급을 올려주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쪽지를 전달하던 갑이 갑작스런 복통으로 길을 가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을에게 쪽지를 대신 전하게 합니다. 그 결과 직급이 오른 사람은 갑이 아닌 을이었습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던 우연 같은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뜻은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드러났습니다. 태종은 이 일을 통해 사람의 계획이 아니라 하늘의 뜻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감탄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인간은 자신의 계획을 철저히 세운다 해도, 그 계획을 성사시키는 결정권은 하나님께 있다는 것입니다. 야고보서 4장 13~15절에서도 이와 같은 말씀을 전합니다.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아...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거늘.”
우리는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세운다 해도, 그 결과는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복통 하나, 돌발 변수 하나로 우리의 인생 방향은 바뀔 수 있습니다. 그 작은 우연조차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참된 지혜입니다.
둘째, 우리는 내일을 자랑하지 말고, 오늘이라는 이 귀한 하루를 겸손히 살아야 합니다. 내일의 성공, 내일의 영광, 내일의 목표에 지나치게 마음을 두기보다, 지금 이 순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삶에 집중해야 합니다. 오늘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충성되게 살아가는 사람만이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세상의 성공을 쌓는다 해도, 그 삶이 하나님의 뜻과 무관하다면 헛된 것일 뿐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성공은 무너질 모래성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세상적으로는 작아 보이고 초라해 보여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진 삶은 영원히 기억될 영광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의 삶을 하나님의 손에 온전히 맡기고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이시며, 계획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하루하루가 작지만 정직한 믿음으로 채워질 때, 하나님은 그 삶을 통해 크신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내일을 자랑하지 말고 오늘을 살아내십시오. 하나님의 뜻이 있는 그 자리에, 믿음으로 머무르십시오. 우리의 발걸음은 미약할지라도, 그것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은 결코 실수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기억하십시오. 한 장의 쪽지를 통해 역사하신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의 일상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일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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