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집에 있는 교회에게도 편지하노니.”(빌레몬서 1:2)
성경은 ‘집’과 ‘교회’를 따로 떼어 말하지 않습니다. 바울은 빌레몬의 집에 모이는 교회를 향해 편지합니다. 그 말은, 거실과 식탁, 침실과 현관까지, 평범한 공간이 주님의 이름 때문에 예배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이렇게 자문하게 됩니다. “나는 우리 집에 있는 교회의 교인인가?” 부모와 자녀, 함께 사는 식구들, 자주 드나드는 친지와 친구들까지 그들이 모두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서로를 받아들이고 있는가? 아직 마음이 닫힌 이가 있다면, 그 또한 교회가 품어야 할 ‘기도 제목’으로 우리 가운데 놓여 있는가?
빌레몬의 집에도 처음부터 평탄함만 있지 않았습니다. 도망친 종 오네시모, 문제를 만들고 상처를 남긴 사람이 그 집안 역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문제의 사람을 바울의 복음 아래로 이끄셨고, 오네시모는 쓸모없는 자에서 유익한 자(빌레몬 11절)로, 종에서 사랑받는 형제(16절)로 변화되었습니다. 여기서 가정 교회가 배울 진리가 있습니다.
우리의 미완성은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습니다. 돌아오지 않은 자녀, 멀어진 친지, 엇갈린 마음, 그 미완성의 틈으로 은혜가 스며듭니다. 복음은 관계를 새로 빚습니다. 회복은 단지 “다시 같이 사는 것”이 아니라, 주 안에서 새 관계로 만나는 것입니다(16절).
누군가의 기도가 다리를 놓습니다. 바울처럼, 빌레몬처럼, 누군가가 기도의 중보자가 되어 하나님께 길을 열어 달라 간구할 때, 멀리 있던 이들이 복음의 소리에 마음을 열고 돌아옵니다.
혹시 오늘 당신의 집에도 ‘오네시모’가 있습니까? 아직 마음이 닫혀 집을 떠난 자녀, 관계를 끊어 버린 친지, 신앙을 비웃던 친구, 그들을 문제로만 보지 말고 약속의 자리로 놓으십시오. 하나님은 아직 끝맺지 않으셨습니다.
집에 교회가 있다면, 집은 기대되는 자리가 됩니다. 단지 다투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거룩과 근면, 인자와 정직, 성실과 온유가 자연스레 익어 가는 삶의 질서가 세워집니다. 방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가정 예배를 ‘진짜 예배’로 길지 않아도 됩니다. 성경 5–10절을 소리 내 읽고, 짧은 나눔 한 마디, 감사/중보 기도 한 줄, 꾸준함이 경건을 만듭니다. 그리고 말씀 한 구절을 집의 공용어로 한 주에 한 구절을 냉장고, 현관, 휴대폰 배경화면에 걸어 두고 서로에게 그 말씀으로 답하기를 합니다. 또한, 사과와 용서의 속도 높이기를 합니다. 집이 교회라면, 우리는 ‘미안해’와 ‘괜찮아’를 가장 먼저 배우는 제자가 됩니다.
작은 섬김을 예식처럼 합니다. 밥 차리기, 설거지, 쓰레기 버리기 등, 이름표 없는 섬김을 “주님께 하듯”(골 3:23) 행하며 서로를 높입니다. 그리고 은밀한 자리를 비워 드리기를 합니다. 각자 하루 5분이라도 문 닫고 기도하는 시간을 보장해 줍니다(마 6:6). 또한, 재정의 십일조, 시간의 십일조 드림은 신뢰의 언어입니다. 돈만이 아니라 시간도 구별하여 주님께 돌립니다. 마지막으로 문턱을 낮춘 환대를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누군가를 식탁으로 초대하십시오. 집에 있는 교회는 이웃을 향해 열려 있을 때 건강해집니다.
가정 교회의 크기는 숫자가 아니라 임재로 결정됩니다. 성령께서 성경에 ‘집에 있는 교회’를 이미 기록해 두셨습니다. 그러니 “우린 작은데 괜찮을까요?”를 염려하기보다, 머리 되신 주님께 가까이 가는 것을 염려하십시오. 작은 등불도 어둠을 이깁니다. 우리의 사명은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빛을 비추는 삶입니다(마 5:16).
교회는 주일의 건물에서만 시작되지 않습니다. 말씀과 기도, 사랑의 순종이 있는 곳이 곧 교회입니다. 오늘, 당신의 집 문간에서 교회를 다시 여십시오. 그리고 떠난 이를 위해, 아직 닫힌 마음을 위해, 주님의 복음이 돌아오게 하십시오. 말씀 한 문장으로 하루를 견디며, 작은 등불을 켜십시오. 주께서 반드시 역사하십니다.
주 예수님, 우리의 집을 당신의 몸으로 세워 주소서. 떠난 자를 기억하시는 하나님, 오네시모에게 하신 그 은혜를 우리 가족에게도 나타내소서. 말씀으로 질서를 세우고, 사랑으로 상처를 누이며, 작은 섬김으로 큰 영광을 드리게 하소서. “네 집에 있는 교회”가 오늘도 주의 임재로 살아 움직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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